[단독]한미훈련 앞두고…美 ‘핵전력 수장’ 내일 전격방한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13일 13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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徐 국방 등 군 수뇌부 만나 대한(對韓) 확장억제 공약 재확인…中 견제 강조할 듯
8월 연합훈련 앞둔 ‘미 핵전력 수장’ 방한에 北 반응 주목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폭격기·핵잠수함 등 미국의 핵전력을 총괄하는 찰스 리처드 미 전략사령관(해군 대장·사진)이 이르면 14일경 방한해 서욱 국방부 장관 등 군 수뇌부를 접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전략사령관이 한국을 찾는 것은 2017년 8월 북한 핵위기 당시 존 하이튼 사령관의 방한 이후 4년 만이다.

8월 한미 연합훈련을 앞둔 시점에서 ‘미 핵전력 수장’의 전격적인 방한은 강력한 대북경고로도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의 반응도 주목된다.

13일 군 당국에 따르면 리처드 사령관은 14일 전용기편으로 경기 평택시 오산공군기지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후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과 함께 서울 용산의 국방부와 합참 청사를 방문해 서 장관과 원인철 합참의장을 잇달아 예방할 계획이다.

리처드 사령관은 이 자리에서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 공약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철통(kron-clad)’같은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지하겠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확장억제 공약’은 북한의 핵공격 등 한반도 유사시 미국이 3대 핵전력을 비롯한 첨단재래식 무기 등 가용한 모든 전력을 동원해 한국을 방어한다는 내용이다. 군 소식통은 “리처드 사령관은 서 장관 등과 북한의 핵·미사일 관련 동향을 공유하는 한편 8월 연합훈련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리처드 사령관은 전날(12일) 일본을 방문해 기시 노부오 방위상과 야마자키 코지 통합막료장(합참의장에 해당)을 잇달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공고한 미일동맹을 근간으로 역내에서 어떠한 일방적인 ‘현상변경(change the status quo)’시도에도 단호히 대처하는 한편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는 공동의 억지력과 대응 태세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군 관계자는 “특정국가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남중국해 군사화 등 역내 패권 확대에 주력하는 중국과 핵·미사일 위협이 가속화되는 북한을 지목한 것”이라고 말했다.

군 안팎에서는 리처드 사령관이 한국에서도 중국의 역내 군사적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한미동맹 차원에서 적극 협조해나가자는 메시지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리처드 사령간은 지난해 10월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관한 핵안보 화상회의 기조연설에서 자신의 집무실 벽에 시진핑 중국 공산당 서기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 아야툴라 하메네이 이란최고지도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진을 걸어두고 그 위에 ‘오늘도 아니다(not today)’라는 구호를 붙여놓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들의 위협을 항상 기억하며 오늘도 억지태세를 완비해놓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상기하는 차원”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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