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재난금 갈팡질팡’에 野 내홍… 與는 ‘전국민 지급’ 당론 확정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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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 논란]‘전국민 지급’ 합의 100분뒤 말바꿔
“최종 결정은 원내지도부” 해명에도 당내 “0선 대표 리스크 드러나”
여당선 “국정이 장난이냐” 공격
송영길 “李가 먼저 100%지원 제안”… 2차추경 최대 4조5000억 증액 검토

“재난지원금 합의, 사실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왼쪽)가 13일 국회 본청 당대표실 앞에서 황보승희 수석대변인과 
함께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 대표는 전날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합의한 데 대해 거센 
비판을 받자 이날 예정에 없던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사진공동취재단
“재난지원금 합의, 사실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왼쪽)가 13일 국회 본청 당대표실 앞에서 황보승희 수석대변인과 함께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 대표는 전날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합의한 데 대해 거센 비판을 받자 이날 예정에 없던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합의한 것을 두고 13일 정치권에선 온종일 혼선이 이어졌다. 여당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당론으로 채택하며 압박에 나섰지만, 야권에선 이 대표를 향해 “전 국민 돈 뿌리기 게임에 야당 대표가 동조한 것”이란 비판이 이어지는 등 자중지란의 모습을 보였다. 여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를 지원한다는 취지의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둘러싸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국민의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宋-李 합의 무산… ‘도돌이표’ 추경 협상



민주당은 13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민주당은 당초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소득 상위 20%에게 지급하려던 ‘신용카드 캐시백’을 추경안에서 제외하고 소상공인 보상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여당은 2차 추경안 중 소상공인 희망회복자금 예산을 1조 원가량 증액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여권은 또 “올해 세수가 예상보다 대폭 늘어났다”며 추경 증액을 검토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일부 추경을 국가채무 상환에 사용하면 4조∼4조5000억 원, 채무 상환에 쓰지 않으면 2조∼2조5000억 원이 2차 추경 정부안보다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민주당은 이 대표를 향한 공세도 쏟아냈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이 대표가 ‘40%도 아니고, 80% 지원할 바에야 선별 논란이 많기 때문에 100% 지원이 맞다’고 말씀해주셨고, 저도 거기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전 국민 지급을 이 대표가 먼저 제안했다는 의미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이날 “아무리 약속이 헌신짝 취급 받는 정치라지만 이건 아니다”라고 했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합의를 100분 만에 뒤집다니 국정이 장난이냐”고 비판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우리 당의 송 대표를 만나 귤 맛을 뽐내던 이 대표가 국민의힘에 가더니 100분 만에 귤 맛을 잃고 탱자가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 야권 인사들도 맹비난, 코너 몰린 이준석



야권 내부의 비판도 거셌다. 대선 주자인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재난지원금은 자영업자의 생존 자금으로 집중 지원돼야 한다는 철학이 없으니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대선 주자 윤희숙 의원도 페이스북에 ‘전 국민 돈 뿌리기 게임’에 (이 대표가) 동조한 것”이라고 했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여당의 포퓰리즘 매표 행위에 날개를 달아준 꼴”이라며 페이스북을 통해 맹비난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BBS 라디오에 출연해 “저희가 얘기한 내용을 정리해서 옆방에서 식사하던 대변인들에게 스피커폰으로 전달했다”면서 “논의 과정에서 있던 고민들을 전달하기 어려웠던 것이 아닌가 싶다”고 해명했다. 이후 이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최종 결정 창구는 원내지도부”라며 “총액을 늘리는 방식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물러섰다.

김기현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여야 대표가) 합의했다는 사실 자체가 팩트가 아니다”며 “(손실보상 이후 재난지원금) 재원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을뿐더러 국채로 추가로 발행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고도의 전략을 구사해야 하는 사안에서 ‘0선 원외 대표’ 리스크가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일단 33조 원 규모의 2차 추경 예산안 가운데 인위적인 경기부양용 예산, 세금낭비성 단기알바 일자리 사업 등 3조 원 이상을 먼저 삭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삭감한 재원을 영세자영업자,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에 대한 지원으로 전환하고, 코로나19 방역 인력 지원과 피해 사각지대를 발굴해 증액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정치권 혼선#국민 혼란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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