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16일 야권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전 총장을 향해 “국가 안보와 외교를 책임지는 대통령 자리에 도전하려면 안보에 대한 공부를 체계적으로 하고, 외교도 공부하시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송 대표는 “외교란 것은 너무 중요하다. 국가의 운명이 달린 것”이라며 “운전면허 시험을 보듯 벼락공부해서 될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이 된다는 게 속성 과외로 되기 쉽지 않다”고 윤 전 총장을 직격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관련 발언에 대해 “외교적 관점이 너무 빈약한 게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중국이 (우리나라의) 사드 배치 철회를 주장하려면 자국 국경 인근에 배치한 장거리 레이더를 먼저 철수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송 대표는 “박근혜 정부가 사드를 배치할 때는 오로지 북한의 핵 방어를 위함이었다. 중국 견제가 아니라 북핵 대비용이라고 일관되게 말해왔고 정부도 그런 입장이었다”라며 윤 전 총장에게 “대통령이 되겠다는 데 중국 레이더 얘기로 (사드가) 중국을 겨냥한 거라고 스스로 자백하는 발언은 상당히 위험하다. 이런 상태로 대통령이란 직을 수행할 수 있을지”라고 비판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교사 의혹 사건 수사 과정에서 부적절 관행이 확인됐다는 법무부 감찰 결과에 대해 윤 전 총장이 “억울하면 (한 전 총리가) 재심을 신청하면 된다”고 언급한 것을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윤 전 총장을 향해 “모해위증 조작 사건에 대해선 공소시효 10년이 이미 만료돼 기소가 불가능하고 감찰을 방해한 검사들, 특히 감찰 방해를 지시한 장본인인 윤 전 총장이 총장직을 그만뒀으니 징계할 대상이 없는 게 아니냐”며 “검찰총장으로서 감찰 방해에 직접 나섰던 장본인이 할 수 있는 말이냐. 말인지 막걸린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명숙 불법정치자금수수라는 게 당초 윤석열 검사를 비롯한 특수부 검사들이 MB(이명박) 정부의 청부에 따라 유죄로 조작해준 사건이 아니었냐”며 “반대 급부로 특수부 검사 중 한명인 윤 전 총장 같은 분의 친족, 친인척 사건을 덮어주는 거래가 이뤄진 사건 아니냐”고 주장했다.
윤 원내대표는 “윤석열 예비후보 주장처럼 재심을 갈 필요가 없다”며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검찰의 수사권이 얼마나 남용됐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 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한 입법청문회를 추진하자”며 “윤 전 총장도 증인으로 채택되면 국회에 나와서 한번 주장해 봐라”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대해서도 “중도 사직 17일 만에 정당에 입당했다”며 “사표 잉크가 마르기 전인데 급해도 너무 급하다. 우사인 볼트도 울고 갈 정도의 속도가 아닌가 싶다”고 비꼬았다.
그는 “일부 언론에서 오죽하면 감사원장이 정당 가입을 했겠냐고 하는데 뭐가 오죽이냐”며 “최 전 원장은 현직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향을 감사했다. 현직 대통령의 국정방향, 국정 철학을 감사한 최초의 감사원장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대통령의 감사위원 임명 추천 요청을 단 한 차례라도 거부한 감사원장이 있었나”라며 “무소불위의 감사권한을 행사하던 감사원장이 뭐가 마음에 안 든다고 정부 탓하고 사표를 내나. 감사원장을 사퇴하자마자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정당 가입한 것은 가벼워도 너무 가벼운 행보”라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을 싸잡아 “우리나라 권력기관 수장들이 그야말로 ‘자리 먹튀’, ‘인지도 먹튀’하면서 정치에 뛰어드는, 엘리트 관료들의 특권의식이 목불인견 수준에 이르렀다”며 “최 전 원장의 헌법 유린 행위에 대해서는 국민의 엄중한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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