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재 전 채널A 기자 등의 신라젠 사건 취재 과정을 처음 보도한 MBC가 17일 뉴스데스크를 통해 “부적절한 취재 방식을 고발했을 뿐 의혹의 실체를 예단하지 않았다”며 검언유착 의혹을 제기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이에 대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한동훈 검사장은 “(검언유착이 아닌) 권언유착에 의한 정치공작”이라며 반발했다.
이날 MBC는 “지난해 (3월 31일) 이 의혹을 처음 보도한 MBC를 겨냥해 악의적이고 근거 없는 음해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면서 “MBC가 검언유착이란 이름표를 붙였다고 사실 관계를 왜곡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의 결탁 의혹을 MBC가 제기한 것도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 전 기자에 대해 1심 재판부는 검언유착 의혹을 인정하지 않고 무죄를 선고했고, 이 전 기자와 야당 등은 “MBC의 보도 행위가 정치권력과 결탁한 권언유착”이라며 MBC 취재 과정에 대한 수사를 요구했다.
한 검사장은 입장문을 내고 “무죄가 선고되자 마치 자기들이 검언유착이라는 프레임을 주장하지 않았던 것처럼 ‘이제 와서 발뺌’ 방송을 했다”면서 “국민들의 기억력을 어떻게 보고 이러는지 황당하고 안타깝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불법 취재로 고발된 MBC는 몰카 영상도 제출 안 했고, 제보자X의 녹취록조차 당초 공개하겠다고 공언해 놓고 그 말을 뒤집었다”면서 “MBC야말로 권(권력)·범(범죄자)·언(언론) 유착 공작을 밝히기 위한 수사에 협조하기 바란다”고 했다.
한 검사장은 이 전 기자 등을 고발한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에 대해 “권력과의 노골적인 검언유착 프레임 만들기 협업 과정에서 고발자 역할을 담당하면서 정권 관련자들과 어떤 공모와 협력을 했는지 이제 밝혀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민언련은 16일 ‘(무죄를) 면죄로 착각 말라’는 성명을 냈다.
지난해 채널A 사건 등에 대해 당시 윤 전 총장에게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의 완벽한 수사 방해와 재판 방해로 진실이 이길 수 없는 한심한 작태는 처음부터 예고된 것이었다”는 글을 올렸다. 한 검사장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아들을 수 없는 부분이 많다. 권언유착 공작과 수사 상황 불법 공개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17일 광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필귀정”이라며 “실체가 없는 사건을 갖고 검언유착이라고 해서, 일종의 권언유착에 의한 정치공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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