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청이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 목표 시점을 나흘 앞두고 소상공인 피해지원과 손실보상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에 따라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더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피해지원의 구체적인 액수와 2차 추경의 핵심인 재난지원금 지급 범위 등에 대해서는 또다시 결론을 내지 못했다.
● 소상공인 지원 ‘최대 900만 원 + α’
당정청은 19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을 위한 피해지원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당초 2차 추경에서 소상공인 피해지원은 최대 900만 원까지로 정했지만, 지급 액수를 더 높이기로 한 것. 앞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매출이 연 6억 원 이상이고 장기간 집합금지명령을 받은 업체에 최대 3000만 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추경안을 의결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예결위 심사 과정에서 다시 조정될 수 있지만 일단 정부로부터 3000만 원까지는 아니어도 최대한 반영해보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여기에 당정청은 소상공인 지원은 다음달 17일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추경을 통한 소상공인 지원이 이뤄져 대상자 데이터베이스가 갖춰졌고, 이미 자영업자들의 국세청 과세신고가 마무리 됐기 때문에 추가로 자료 제출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한 약 90만 명에게 우선 지급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기획재정부가 제출한 2차 추경안에서 6000억 원이 책정된 손실보상 예산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이날도 “신속하고 두텁고 폭넓은 지원이 추진돼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 지원 규모가 늘어나면서 당정청은 33조 원인 추경 총액을 늘리기로 뜻을 모았다. 민주당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증액 여부에 대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에서 여야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면서도 “더 늘어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했다. 앞서 각 상임위원회별 추경 심사에서는 소상공인 피해지원과 손실보상 3조5300억 원을 비롯해 총 5조8000억 원을 증액 의결했다. 여권 관계자는 “초과 세수와 올해 예산안의 지출 구조조정 등을 통해 1조~2조 원 정도는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 23일 본회의까지 과제 산적
문제는 당정청이 소상공인 지원 확대라는 기본 방침에만 합의했을 뿐 확대 규모 등에서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당정청은 23일을 추경 통과 시점으로 일찌감치 못박았지만, 아직까지도 재난지원금 지원 범위를 전 국민으로 할지 소득 하위 80~90%로 할지 결론을 내지 못했다. 여기에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이날 “폭염 속에서 방역활동하고 있는 의료진과 방역관계자 대책이 시급하다. 당장 필요한 것을 추경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해 방역예산 확대까지 언급했다.
추경 총액을 늘린다면 재원 마련 방안도 과제로 남아있다. 민주당은 “세수 추계 부분도 재정당국이 보수적으로 잡았다고 보고 추가 국채발행 없이도 (증액이) 가능하다”는 태도다. 상반기 세수가 크게 늘었으니 그 중 일부를 추경으로 쓰자는 주장이다. 반면 기재부는 물론 야당도 추경 증액에 반대하고 있어 향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예결위는 20일부터 이틀 동안 소위원회를 열고 추경안 심사를 본격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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