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지지율 추세 위험하다”
이르면 이번 주말 尹 만나기로
尹 “지지율, 상황 따라 변하는 것”
野, 네거티브 대응 조직 만들기로
지난달 29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한 달 동안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여권의 네거티브 공세에 윤 전 총장 본인의 각종 설화(舌禍)까지 더해지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 이런 윤 전 총장을 두고 야권에서는 “정치 초보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우려와 “여전히 야권에서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라는 기대가 엇갈리고 있다. 윤 전 총장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르면 이번 주말 회동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野 내부에서도 “메시지 관리 전혀 안 돼”
이준석 대표는 22일 MBC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 추이와 관련해 “위험하다”고 진단했다. 이 대표는 “과거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정치에 대해서 미숙했을 때 했던 판단과 아주 비슷한 판단을 윤 전 총장이 하고 있다”며 “그런 모델은 대부분 성과가 안 좋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서도 윤 전 총장을 향해 “여의도 정치를 거부하는 사람들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잘못된 조언을 듣고 있을 수 있어 그 부분이 상당히 우려스럽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정미경 최고위원도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은 여의도 정치를 전혀 모르시는 분”이라며 “지금 메시지 관리가 전혀 안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3월 검찰총장직을 내려놓은 뒤 30%를 넘나들었던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하락세다.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19∼21일 실시한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19%를 얻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의 가상 양자대결에선 33% 대 46%,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대결에선 34% 대 42%로 모두 오차범위 밖 열세였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이 장모 구속과 부인 김건희 씨를 둘러싼 각종 공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고, 삼부토건 골프 접대 의혹 등 논란이 이어진 것이 지지율 하락세의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윤 전 총장 본인도 “주 120시간 노동”, “대구 아니었으면 민란” 등의 발언으로 여권은 물론이고 야권 내에서도 비판을 받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메시지를 정교히 내지 못해 좌우의 공격을 동시에 받으며 위기를 자초했다”고 말했다.
○ 尹 “여의도 정치 따로, 국민 정치 따로 있나”
이런 분석에 대해 윤 전 총장은 “여의도 정치가 따로 있고 국민의 정치가 따로 있겠나”라고 했다. 기존 정치권의 문법과 지적에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뜻이다. 그는 이날 서울시간호사회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지지율은) 조사하는 방법이나 상황에 따라서 변동이 있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민란’ 발언에 대해서는 “지난해 어려운 상황에서 (대구 시민들이) 질서 있게 잘해 주셨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했다.
이런 윤 전 총장의 자신감은 지지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야권 대선 주자 중 선두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은 “국민의 여망이 가장 많이 담긴 윤 전 총장을 제대로 일으켜 세우고 함께 가자”며 공개 지지를 선언했다.
국민의힘이 향후 윤 전 총장이 입당할 경우를 대비한 네거티브 대응 조직을 만들기로 한 것도 그의 영향력을 여전히 높게 평가하기 때문이다.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당에 들어올 것이기 때문에 대응팀은 윤 전 총장에 대한 방어도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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