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논란 이재명측 “이낙연·정세균, 호남 자극 노린 네거티브”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와 박찬대 의원이 22일 국회 의원회관 영상회의실에서 화상으로 열린 정책공약 기자간담회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뉴스1 © News1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백제’ 발언을 두고 지역주의를 조장하는 것이라고 맹공에 나선 가운데 이 지사 측은 “네거티브이자 민주주의 퇴행”이라고 맞대응했다.

이 지사의 열린캠프 수석대변인 박찬대 의원은 26일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경륜과 양식에 손색이 없다고 평가를 받던 이낙연·정세균 후보 캠프에서 지역주의를 조장하는 주장을 하는 것에 상당히 우려를 표하고 있다”며 “민주당 경선 과정의 전통이고 강점인 원팀 정신을 정면으로 훼손해 지역주의를 조장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네거티브”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23일 언론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의 대선 출마에 대해 “한반도 5000년 역사에서 백제(호남) 이쪽이 주체가 돼서 한반도 전체를 통합한 때가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이 전 대표 캠프는 이 지사가 ‘호남 후보 불가론’을 내세운 것으로 해석해 정면 비판에 나섰고, 이 지사 측은 해당 인터뷰 전문, 녹취록 등을 공개하며 반박했다.

박 의원은 “선거에서 추격하는 입장이라면 선두에 대한 네거티브 유혹을 참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참모진이 그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망국적 지역주의까지 동원해 선두주자인 이재명 후보를 공격하다가 간단한 사실관계도 파악하지 못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두 분의 후보가 모두 정치적인 기반을 호남에 두고 있는데 이재명 후보의 발언이 호남 민심을 자극할 수 있다고 캠프에서 판단했던 것 같다”며 “반사이익을 얻으려고 했던 잘못된 의도에서 악마의 편집 또는 정치적인 공격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사실관계를 분명히 확인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오해는 접으시고 논평은 취소해주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또 “당 선거관리위원회에도 정책 경선에 집중할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원팀 정신을 훼손하는 일체의 행위에 대해서는 당 선관위가 사실은 단호한 조치도 해 주고 재발 방지 대책도 마련해 줘야 공정한 경선 관리가 이뤄지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열린캠프 대변인 박성준 의원 또한 이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에 출연해 “이재명 후보는 이낙연 후보가 전국적 지지를 얻어서 대통령이 된다면 우리 민주주의의 역사라는 의미를 지난해 담았던 얘기를 다시 언론 인터뷰에서 소개한 것”이라며 “맥락상 전혀 문제가 없는데 이낙연 캠프 쪽에서 지역주의라고 하는 부분을 가지고 문제제기를 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텍스트를 보지 말고 컨텍스트를 봐야 한다는 말이 있다”며 “(‘백제’란) 텍스트 하나 가지고만 보다 보면 몇 가지 단어에서 주관적 생각을 개입하게 돼서 잘못된 해석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재명 후보의 인터뷰를 보면 눈을 씻고 찾아봐도 지역주의에 관련된 부분에 대한 내용은 전혀 포함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가 지역주의를 조장해서 얻을 수 있는 게 뭐가 있나. 아무것도 없다”며 “공격 자체가 단순하게 정치적 공세이고 오히려 민주주의의 가치, 민주당이 가야 할 가치에 대한 훼손이다, 이런 공세는 민주주의 퇴행”이라고 비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