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대선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월 입당을 통해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앞서 국민의힘에 입당한 최재형 전 검사원장도 26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본격 대선 경쟁에 돌입했다.
윤 전 총장은 25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만나 입당 문제 등을 논의했다. 윤 전 총장은 회동 직후 “걱정 말라. 정권 교체하겠다”며 “제가 결정할 때까지 시간을 좀 가지고 저를 좀 지켜봐 달라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우리 지지자들과 당원들은 안심하셔도 될 것 같다. 오늘부터 필요한 것은 시너지”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을 기정사실화하고 입당 효과를 가장 잘 낼 수 있다는 시기를 조율할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이 최근 ‘처가 리스크’와 함께 자신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으로 지지율이 정체 현상을 보이자 입당 카드를 통해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은 26일부터 후원금 모금도 시작했다.
후원회 회장을 맡은 황준국 전 영국대사는 “대한민국의 피땀 어린 업적을 폄하하고 자유와 법치에 역행하는 사람들과 맞서서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싸워온 윤석열 예비후보에게 힘을 보태 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당시 그는 “국가를 위해 존재하는 국민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국가, 국민이 진짜 주인인 나라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 전 총장은 26일 전북 김제시 금산사를 찾아 지난 22일 입적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월주 스님 영결식에 참석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시청을 방문해 오세훈 서울시장를 만날 예정이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본격 대선 경쟁에 돌입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오전 직접 중앙선관위를 방문해 등록을 마친 뒤 “후보 등록한 의미는 문재인 정부가 지난 5년 동안 정말 어지럽게 만든 대한민국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우리 모두 국민의힘과 모든 국민이 힘을 합쳐서 정권교체 이뤄내는 것 중요하다. 이제는 더 이상 정치가 국민을 힘들게 하고 피곤해하는 정치가 아닌 국민 편안하게 만드는 나라 만드는 데 힘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대선 공식 출마 선언과 관련해 “일단 후보 등록하고 충분히 준비한 후 출마선언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출마 시기는 당초 7월 중 출마 선언을 계획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을 감안해 8월 초에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출마 선언문에는 청년과 미래에 대한 메시지, 감사원장 사퇴 이유 등에 대한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최 전 원장은 최근 “미래가 보이지 않는 청년들이 희망을 품고 사는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그런 나라를 만드는 데 제 모든 걸 바치겠다”고 언급했다.
최 전 원장은 지난달 28일 감사원장직에서 사퇴한 이후 17일 만에 국민의힘에 입당한 뒤 보수 지지층 공략에 나섰다. 첫 행보로 당원들과 부산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과 만나거나 당 대변인단과 소통하는 등 당내 지지 세력 구축에 나서고 있다.
최 전 원장은 26일 서울 신촌의 한 스터디카페에서 취업준비생 등 청년 당원들과 소통 행보를 이어간다.
정치권에선 야권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최 전 원장이 8월로 예정된 국민의힘 경선 버스 출발 전에 10% 이상의 지지율을 확보하느냐가 향후 대선 행보의 관건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력한 야권 대선주자인 윤 전 총장의 입지를 흔들기 위해선 대선 본선 경쟁력을 갖춘 후보라는 정치적 위상을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지지율 상승세와 관련해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국민 여러분이 지지해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며 “정책 비전이나 앞으로 이 나라 어떻게 만들 것인지 의견을 말씀드리면 국민 여러분이 더 기대하고 지원해주실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해서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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