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탕 공방”이라는 여권 내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측이 이 지사의 ‘백제 발언’을 둘러싼 난타전을 이어갔다. 양측은 당 지도부가 네거티브 과열을 막기 위해 준비 중인 ‘원팀 협약식’을 두고도 또 충돌했다.
○ 이재명-이낙연, 법사위 반환 놓고도 엇갈려
이 지사는 26일 페이스북에 ‘백제 발언’이 언급된 1분 6초 분량의 인터뷰 녹음파일을 직접 올리며 “지역감정을 누가 조장하는지, 이낙연 후보 측 주장이 흑색선전인지 아닌지 직접 들으시고 판단해 달라”고 밝혔다. ‘백제, 호남이 주체가 돼 한반도 전체를 통합한 예가 한 번도 없다’는 인터뷰 발언에 대해 이 전 대표 측이 지역주의를 조장했다고 지적하자 녹음파일까지 공개하며 정면 돌파에 나선 것. 수석대변인을 맡은 박찬대 의원은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잘못된 의도에서 악마의 편집 또는 정치적 공격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논평을 취소하지 않고 회피한다면 당에 징계를 요청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전 대표는 공세를 이어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에서 “상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수 있게 돼 있지 않느냐”며 “저뿐만이 아니라 당내에서도 여러 분, 또 당 바깥의 다른 당에 소속된 정치인들도 똑같이 비판을 했다”고 밝혔다. 발언 의도를 왜곡했다는 이 지사 측 주장에 대해서도 이 전 대표는 “뭘 왜곡했다는 얘기인가”라며 “(이 지사의 발언은) 어떤 사람과 지역을 연결해서 확장력을 얘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 문제(백제 발언)에 대해서는 더 이상 대꾸하지 않겠다”고 했다.
내년 6월부터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넘기기로 한 것을 두고도 두 주자는 충돌했다. 이 지사는 “당에 법사위 양보 재고를 간곡히 요청한다”며 합의 파기를 주장했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그냥 과반이면 몰라도 압도적 과반 의석을 고려하면 법사위를 포기할 이유가 없다. 당원과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의 호소를 외면할 수 없다”며 이같이 썼다. 반면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과정이 어떻든 민주당은 야당과 이미 약속했다. 불만이 있어도 약속은 약속이고 합의는 합의다. 지켜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다”라고 썼다.
○ 이재명 “흑색선전 제재” vs 이낙연 “사실 검증 토론”
양측의 충돌에 결국 민주당 지도부와 선거관리위원회가 나섰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노무현, 문재인 시기를 거치며 최소한 민주당에서는 지역주의의 강을 건넜다”며 “다시는 지역주의의 강으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상민 선관위원장도 이날 각 캠프 총괄본부장과 회의를 열고 “최근 경선 과정에 있어서 선을 넘은 볼썽사나운 상호 공방에 대해서는 즉각 멈춰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네거티브 공방이 위험 수위에까지 도달했다고 판단한 당 지도부는 28일 대선 주자들이 참석하는 ‘원팀 협약식’을 개최하기로 했다. 이 지사 캠프는 “명백한 흑색선전은 당이 강력하게 제재한다는 내용이 협약문에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에 이 전 대표 측은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 전 대표 캠프의 오영훈 수석대변인은 “정작 이재명 후보는 탄핵에 반대했던 이낙연 후보에게 언론을 통해 흑색선전을 일삼고 있다”며 “당 선관위와 이재명 캠프에 공개적으로 ‘대리인 일대일 토론’ 등 사실 검증 시간을 제안한다”고 맞섰다. 이 전 대표 측의 대응에 대해 이 지사 캠프 측은 “당으로부터 제재는 피하면서 네거티브는 계속하겠다는 선전포고”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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