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한 달여간 진행한 합당 실무 협상이 결렬된 뒤 양측은 거친 설전을 주고받으며 협상 무산을 둘러싼 거친 책임 공방을 이어갔다. 야권에선 “합당은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얘기도 나왔다.
국민의힘 측 실무협상단장을 맡았던 성일종 의원은 28일 YTN 라디오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4·7재보선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면서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합당 선언도 했다”면서 “(정작) 안 대표가 대선에 출마하고 싶은데 허들이 있다보니 현 단계에서 ‘통합’ 이야기를 하면서 합당을 회피하는 말장난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이제는 안 대표께서 직접 협상 테이블에 나오셔서 통 큰 합의를 할 때”라는 등 안 전 대표를 겨냥했다.
국민의당 협상단장인 권은희 원내대표는 2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에서 야권 대통합에 대한 인식 자체를 찾아볼 수 없었다. 협상 결렬 책임은 국민의당을 정당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국민의힘에 있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향후 양당 대표 간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선 “지금은 서로 냉각기를 가져 역지사지를 해야 할 때”라고 했다. 협상이 결렬된 데 대해 국민의당 지역위원장 20여 명은 “빠른 시일 내 조건 없는 통합을 하라”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합당 논의를 둘러싼 내부 이견도 터져 나오고 있다.
양당 합당 실무협상단은 27일 4차 회의를 마친 뒤 당명 변경, 야권 단일후보 플랫폼 등에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국민의당은 국민의힘에 △당명 변경 △29개 지역위원장 공동임명 △대선 선출 당헌당규 변경 등을 제안했지만 결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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