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31일 도쿄올림픽 양궁 3관왕을 달성한 안산 선수에게 제기된 페미니즘 논란이 안 선수의 남혐(남성혐오) 용어 사용에서 비롯됐다는 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의 논평에 대해 “폭력의 원인을 선수에게 돌리고 있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페미니즘을 빌미 삼은 온라인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이것이 공당의 대변인 입에서 나올 소리인가”라고 비판에 가세했다.
장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양 대변인의 이번 사건에 대한 인식이 아주 우려스럽다”며 “성차별적 낙인 휘두르기 자체를 아예 허구로 규정하고 난데없는 외국인을 사건 원인 가운데 하나로 끌어들이는가 하면, 무엇보다 안산 선수가 ‘남혐’ 단어를 써서 그렇다고 하기 때문(이라고 결론 지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양 대변인은 전날(30일) SNS를 통해 “한 외국인이 안 선수에게 ‘왜 머리가 짧으냐’고 번역기 돌려 물었는데, 이게 한국 남성의 여혐 사례로 둔갑해 인터넷서 확대 재생산된 결과”라며 “논란의 시작은 허구였지만 안 선수가 남혐 단어로 지목된 여러 용어를 사용했던 것이 드러나면서 실재하는 갈등으로 변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이 논란의 핵심은 ‘남혐 용어 사용’에 있고, 레디컬 페미니즘에 대한 비판에 있다”며 “이걸 여성 전체에 대한 공격이나, 여혐으로 치환하는 것은 그동안 레디컬 페미니스트들이 재미 봐왔던 ‘성역화’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장 의원은 “양 대변인의 글에서는 ‘남혐 단어’를 쓴다면 이런 식의 공격도 괜찮다는 식의 뉘앙스가 풍긴다. 매우 위험한 신호”라며 “일례로 ‘레디컬 페미’의 의미는 양 대변인이 자의적으로 규정하는 그 무언가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자의적인 개념으로 구체적인 행위도 없이 개인들을 검열하고 낙인찍고 괴롭히는 수법은 50년대 미국 정치를 엉망으로 만들었던 매카시즘의 ‘공산주의자’ 몰이와 닮아도 너무 닮았다”며 “2021년 민주주의 사회에서 운영되는 공당의 젊은 대변인의 글에서 매카시즘의 향기가 느껴지는 현실이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좀 애잔한 마음이 든다. 이준석 대표는 안산 선수에게 가해진 페미니즘 낙인찍기 온라인 폭력에 대해 직접대응을 회피하고 계신데, 당 대표 기조와 상충하는 양 대변인의 글은 내용도 타이밍도 의아하다”고 덧붙였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이날 SNS를 통해 “이준석표 토론배틀로 뽑힌 대변인이 대형사고를 쳤다. 이게 공당의 대변인 입에서 나올 소리인가”라며 “애초 잘못은 안 선수에게 있다는 얘기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양 대변인은 재차 글을 올리며 “어떻게 제 글이 잘못은 안산 선수에게 있다고 읽히는가. 고의로 보고 싶은 것만 보시면 곤란하다”며 “여성에 대한 혐오라고 치환하는 일부 정치인들에 대한 비판”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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