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주말 동안 상대방의 안방을 찾아 표심 공략에 나섰다. 탄핵 투표와 ‘백제 발언’으로 공방을 주고받았던 양측은 이번에는 ‘무능 프레임’으로 난타전을 벌였다.
○ 호남 구애 나선 이재명, 수도권 다진 이낙연
지난달 30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전국 순회 중인 이 지사는 1일 대선 출마 선언 후 처음으로 전북 지역을 찾았다. 지난 주말 광주를 찾은 데 이어 2주 연속 ‘호남 구애’에 나선 것. 이 지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민주 세력의 본산은 전라도”라며 “전라도가 없다면 민주당은 건재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동학혁명에서 나온 대동(大同) 세상의 주관은 본래 전북”이라며 “전국 민주당 당원들 절대다수도 전북도민이거나 출향민, 또는 가족이 많다”고도 했다.
이 지사의 이런 호남 구애는 민주당 권리당원 중 40%를 차지하는 호남 지역 지지율이 하락세인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지사 캠프 소속 한 의원은 “여론조사 결과와 당내 경선 결과 사이의 차이를 줄이려면 호남 지역의 지지가 필수적”이라며 “광주와 전북을 잘 공략하면 이 전 대표 본진(本陣)인 호남에서도 승산이 있다”고 했다. 이 지사가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두고 “저를 키워주신 분”이라고 치켜세운 것도 결선투표에서 전북 지역 표심 흡수를 염두에 둔 포석이다.
이 전 대표는 이 지사가 경기도를 비운 주말 사이 경기 북부와 인천 등 수도권 공략에 나섰다. 이날 인천을 찾은 이 전 대표는 대표적 친문(친문재인) 인사로 꼽히는 박남춘 인천시장을 만나 지지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에는 경기도청 북부청사에서 간담회를 열고 경기 남북부 균형 발전을 위한 ‘경기북도 설치’를 공약으로 발표했다. 이 전 대표 캠프 관계자는 “호남의 지지세가 어느 정도 안정세로 접어든 만큼 골든크로스(지지율 역전)를 위해선 수도권에서의 공격적 행보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라고 했다.
○ “무능했던 당 대표” vs “분식 후보”
후보들이 서로의 안방 공략에 나선 사이 캠프 간 날 선 설전도 계속됐다. 이 지사 캠프 박진영 대변인은 이날 이 전 대표를 겨냥해 “무능한 당 대표로 정권 재창출 위기를 만들어냈다는 비판은 피해 가기 어렵다”고 성토했다. “총리 시절 성과가 없다”는 비판에 이어 또다시 ‘무능’ 프레임을 꺼내 든 것. 박 대변인은 이 전 대표가 “닭 잡는 칼과 소 잡는 칼은 다르다”며 이 지사와 역량이 다르다고 강조한 것을 두고는 “서울시장 소와 부산시장 소를 빼앗긴 분”이라고도 했다.
이에 맞서 이 전 대표 캠프 상임부위원장인 신경민 전 의원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전 대표가 국무총리 시절 별로 한 일이 없다고 지적하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디스(비판)”라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 측은 이 지사를 향해 ‘분식(粉飾) 후보’라고 성토하고 나섰다. 이 전 대표 캠프 정무실장인 윤영찬 의원은 이 지사가 내세우는 공약 이행률에 대해 “전체적인 실체와 외부로 보이는 내용이 왜곡되고 뒤틀리게 분식한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이어 “(이 지사의 실적은) 분식회계 못지않은 분식 실적이다. 분식 후보라는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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