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남 전 합참의장 별세, 향년 81세…‘강릉 잠수함 침투’ 대응 지휘

윤용남 전 합참의장 (육군 제공) © 뉴스1

국군 최초의 자주국방 전략증강계획 ‘율곡’ 수립에 참여했던 윤용남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예비역 육군 대장)이 6일 오전 2시쯤 별세했다. 향년 81세.

윤 전 의장은 1940년 경남 의령 출신으로 부산고를 나와 1959년 육군사관학교 제19기로 입교, 1963년 소위로 임관했다.

이후 그는 30여년 간 직업군인의 길을 걸으며 제6보병사단장과 제5군단장, 제3야전군 사령관, 그리고 육군참모총장(제31대·1994년 12월~1996년 10월) 및 합참의장(제27대·1996년 10월~1998년 3월) 등을 역임했다.

고인은 이 기간 중 베트남전에 참전하는가 하면, 육군참모총장 재임 시절인 1996년 9월 강원도 강릉에 북한군 잠투함이 침투한 사건이 발생했을 땐 그 대응을 지휘하기도 했다.

김영삼 당시 대통령이 ‘정책통’인 김동진 합참의장 대신 대간첩작전 전문가인 윤 총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한 사람도 빠짐없이 잡아라”며 지휘권을 맡긴 일화는 유명하다.

고인은 또 1973년엔 우리 군 최초의 자주국방 전략증강계획 ‘율곡’ 수립에 참여했고, 군사정권 시절 ‘하나회’ 장교들이 군부를 장악했을 때도 군내에서 ‘1차 진급’을 도맡았을 정도로 야전·전략·정책 등 3개 분야에서 능력을 보였다고 한다.

특히 고인이 1987년 육군본부 군사연구실장(준장) 시절 저술한 ‘기동전: 어떻게 싸울 것인가’는 미군과 독일군의 교리·전략을 한반도 전장 환경에 접목해 기술한 독자적 연구 결과물로서 독일 육사에서도 교재로 사용됐다.

고인은 이 ‘기동전’을 접목한 Δ군 구조 개편 Δ실전 교리 개혁 Δ교육 강화 등을 통해 우리 군의 구조·전략·역량 강화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관련 육군도 이날 배포한 자료에서 “고인은 참모총장 재직 당시 육군 기본정책기획서를 만들어 육군의 발전목표·방향을 정립했다”며 “이후 합참의장직을 맡아 합동 및 한미연합작전 능력 발전에도 큰 노력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유족 측에 따르면 고인은 초급장교(중위) 땐 한신 장군의 부관을 지냈고, 야전 대대장 시절엔 대대원 전원의 이름을 외워 병사들을 ‘허 일병’이 아니라 항상 ‘허 아무개 일병’과 같은 식으로 부르며 항상 “병사들의 먹을 것, 입을 것, 잘 것은 반드시 챙겨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남다른 ‘부하 사랑’을 보였다고 한다.

고인은 예편 뒤에도 변화된 전장 환경에 맞춰 핵·포병전·특수전 등으로 연구 범위를 넓혔고, 우리 군 또한 이 같은 환경에 빠르게 변모할 것을 강조해왔다. 최근엔 우주전·인공지능(AI)·사이버전 등 미래 전장 환경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가졌다.

저서로는 ‘기동전’ 외에도 ‘우리는 대한민군의 군인이었다’(2012) ‘내 수첩속의 메모’(2013)가 있다.

고인의 빈소는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장례식은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이 장의위원장을 맡는 육군장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고인의 영결식은 8일 오전 9시 국군수도병원에서 엄수되며, 같은 날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고인의 유족으론 부인 하미경씨와 아들 윤태형씨(뉴스1 외교안보부장)가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