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의 시험대 오른 尹, ‘투트랙 전략’으로 당내 견제 뚫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9일 18시 01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응암역 앞에서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독려하는 홍보 활동을 위해 이동하며 지지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2021.8.3/뉴스1 © News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응암역 앞에서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독려하는 홍보 활동을 위해 이동하며 지지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2021.8.3/뉴스1 © News1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자마자 경쟁 대선 주자들의 검증 공세와 중도 확장 행보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잇따르면서 야권에선 “이제 정치인으로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최근 대폭 보강한 정무팀의 조언을 바탕으로 “검증 이슈는 과감하게 정면 돌파하고, 국민과의 공감 능력 부족에 대한 지적은 확실하게 수정해 나간다”는 투트랙 전략을 세웠다.

● 거세지는 당내 주자들 공세


국민의힘 당내에선 윤 전 총장이 당장 직면한 3대 난관으로 △잇단 발언 논란 등으로 노출된 공감·소통 능력 문제 △국민의힘 입당으로 부각된 호남 및 중도 확장 문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한 이른바 ‘적폐수사’에 대한 입장 문제 등이 꼽히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9일 적폐 수사와 관련해 “어떤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을) ‘내가 구속한 게 아니다’라고 하는데, 책임 회피하거나 책임 축소하는 건 비겁하다”고 비판했다. 홍준표 의원도 “윤 전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시절 이끌었던 적폐 청산 수사로 200명 이상이 구속되고 900명 이상이 조사받았다. 윤 전 총장은 보수 우파를 궤멸시킨 주범”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이 줄곧 강조해온 ‘중도, 진보까지 아우르는 압도적 정권교체’를 두고서도 당 안팎에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윤석열 캠프의 영입 대상이었던 호남 및 국민의당 출신의 채이배 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애초 그분이 공정과 상식이라는 것을 모토로 내세우셨는데 행보들을 보면 말실수도 굉장히 자주, 비상식적인 언행을 보여주시고 맨날 수습한다”고 비판했다.

● 중도 확장 위한 ‘국민공감팀’ 신설


윤석열 캠프는 적폐 수사 관련 비판 등 경쟁 주자들의 검증 공세엔 원칙적 입당을 내세워 정면 돌파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캠프 종합상황실 총괄실장인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법을 집행하고 수호하는 검찰의 입장에서 수사 과정 중 가슴이 아픈 일 있었던 것은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으로 앞으로 윤 전 총장은 그 연장선상에서 말씀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호남과 중도, 청년층으로의 외연 확장을 위해선 캠프 내에 ‘국민공감팀’ 신설을 추진 중이다. 김병민 대변인은 “중도 확장의 문제는 보수·진보의 이념으로 접근하지 않고 사회적 거리두기 2주 연장 등 현장의 민생차원에서 접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직 의원 영입 과정에서 일었던 줄세우기 논란이나 ‘당 행사 불참 종용’ 논란 등 정무적 돌발 문제와 관련, 캠프 관계자는 “당내 다른 대선 주자의 비판에 일일이 대응하기보단 문재인 정권 비판에 더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잇딴 발언 논란을 방치하기 위해 캠프는 ‘레드팀(메시지 오류를 바로 잡는 팀)’을 운영하기로 했다. 또 윤 전 총장 개인에 대해선 직설 화법을 고치기 위한 훈련을 실시한다. 캠프 정무실장인 신지호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은 굳이 안 해도 될 말을 친절하게 하다가, 정확한 표현이 안되며 손해를 보는 스타일”이라며 “미괄식, 사랑방 화법에서 두괄식, 간단명료한 화법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의원은 “직설적, 서민적, 투박함은 후보의 큰 장점”이라며 “장점들은 살리되 정치인으로서의 세련된 발언을 할 수 있는 진화 과정을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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