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경준위 토론 놓고 삐그덕…월권 vs 국민 알권리

  • 뉴시스
  • 입력 2021년 8월 11일 15시 16분


김재원 "토론회에 윤·최 던져놓고 구경하려는 것"
원희룡 "경준위 독단 선 넘어…최고위가 결정해야"
이준석 "고등어·멸치에도 공정하게 기회 주는 것"
유승민 측 "김재원 개인의 사당이 아니다"고 직격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가 전날(10일) 공개한 경선 일정과 방식을 놓고 당 내 잡음이 일고 있다. 당 예비후보 등록일(30~31일) 전 두 차례의 토론회를 진행하겠다는 결정에 일부 캠프와 지도부는 경준위의 ‘월권’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반면 이준석 대표 등 지도부와 경준위는 이번 토론회 개최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경준위 일방통행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쇼’에서 경준위가 예비후보 토론회를 강행하기로 한 데 대해 “윤석열, 최재형 후보를 던져놓고 구경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경준위가 출범할 때 이런 일(토론회 확정 등)을 하겠다고 보고한 적도 없고 용인한 적도 없다”며 “거기다 후보자들이 봉사활동 같은데 참여하지 않았다고 비난을 하는데 이르니까 이게 후보들 입장에서는 불공정하다는 생각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준위가 자꾸 이런 일을 계속 불공정한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면서 “최고위원으로 잘못이라고 이야기를 해도 듣지도 않는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대권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불만을 표했다. 그는 경준위를 향해 “독단이 선을 넘었다”며 “(경선) 사안에 대한 우리 당의 최고의사결정 기구는 최고위원회”라고 김 최고위원과 한편에 섰다.

그는 이준석 대표를 향해서도 “당 대표 임무는 경선 심판 보는 자리가 아니다. 더군다나 경선 프로그램 아이디어 내는 자리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당 대표는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할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는 데 전력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윤석열 측에서도 불만이 나왔다.

‘친윤계’인 정진석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남을 내리누르는 게 아니라 떠받쳐 올림으로써 힘을 기를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진정한 현실 민주주의”라고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의 글을 인용해 이준석 대표를 우회 저격했다.

그는 지난 6일 “멸치, 고등어, 돌고래는 생장 조건이 다르다”며 윤 전 총장을 돌고래에, 나머지 후보들을 고등어·멸치에 빗댄 바 있다.

이준석 대표는 즉각 반발했다. 이 대표는 “저는 우리 후보들 곁에 권력욕을 부추기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밝고 긍정적인 멧돼지와 미어캣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페이스북에 “하쿠나 마타타 노래라도 같이 부르면서 좋은 사람들의 조력을 받으면 사자왕 된다. 초원의 평화는 덤”이라고 썼다.

이어 “돌고래를 누르는 게 아니라 고등어와 멸치에게도 공정하게 정책과 정견을 국민과 당원에게 알릴 기회를 드리는 것이다. 돌고래팀은 그게 불편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 측은 경준위의 결정을 준수해야 한다며 김 최고위원에 날을 세웠다.

유승민 캠프의 종합상황실장을 맡은 오신환 전 의원과 대변인인 김웅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은 김재원 최고위원 개인의 사당(私黨)이 아니다”며 “지도부가 함께 논의 하고 각 후보 캠프의 의견을 모아 신중하게 결정할 문제를 본인이 공개적으로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들고 나오는 행태는 구태 중의 구태”라고 직격했다.

특히 김 의원은 토론회를 놓고 캠프에서 불만이 나오는 데에 “준비가 안 돼 토론이 어렵다면 준비가 되신 이후에 나오는 게 맞다”며 “준비된 사람에게 대한민국을 맡겨야 한다. 국민에게는 어느 후보가 준비 돼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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