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피해 공군 여군 이모 중사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군검찰이 사건 실체를 밝히는 과정에서 강압수사를 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수감 중인 피고인이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다 극단적 선택을 하는가 하면 헌법이 보장하는 진술거부권을 박탈당한 정황이 드러났다.
공군본부 공보정훈실 장교인 A 중령을 변호하는 최장호 변호사는 12일 A 중령을 수사 중인 국방부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 소속 군법무관(소령)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최 변호사는 고소장에서 “피고소인은 A 중령에 대한 7월19일 제2회 피의자신문 당시 자신의 의도에 맞는 진술이 나오지 않고, A 중령이 자신의 결백함을 호소하자 반말을 하면서 자신의 자리에서 일어나 앉아 있는 A의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자세로 질문하고 불필요한 손동작을 하며 강압적·위압적 신문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A 중령이 계속 자신의 억울함을 표현하자 피고소인은 A 중령에게 큰소리로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모르는지. 피의자는 지금 자신이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고 여기 앉아 있는지’라고 말하며 강압적인 신문을 했다”고 주장했다.
최 변호사는 또 “피고소인은 고소인에게 ‘일단 질문을 계속할 것이니 피의자가 진술거부권 행사 여부를 변호인에게 묻기 전에 변호인이 먼저 피의자에게 진술거부권 행사를 조언하지 말라’며 변호인인 고소인의 진술거부권 행사 조언을 금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A 중령이 답을 하다가 몇몇 질문에 대해 스스로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하자 피고소인은 ‘뭐하는 거냐, 여태 잘 얘기하다가 왜 갑자기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냐’라며 A 중령에게 언성을 높이며 짜증을 냈다”며 “더 나아가 고소인에게까지 언성을 높이며 위압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기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최 변호사는 해당 법무관이 공훈정보실 B대령에게도 진술거부를 허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피고소인은 ‘A 중령에 대한 사건과 이 사건의 변호인이 동일한데, 마찬가지로 피의자가 진술거부권 행사 여부를 변호인에게 묻기 전에 변호인이 먼저 피의자에게 진술거부권 행사를 조언하지 말라’며 또다시 변호인의 진술거부권 행사 조언을 금지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성추행 피해 이 중사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국방부 검찰단이 강압수사를 하고 있는 정황은 전에도 나타난 바 있다.
이 중사를 회유하고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노모 상사가 지난달 25일 국방부 수감 시설 안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그러자 노 상사와 비슷한 혐의로 수감 중인 노모 준위는 국방부 검찰단이 노 상사를 상대로 강압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반발했다.
노 준위 변호인은 지난 6일 용산구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A 상사(노 상사)는 수감 전부터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고 구속돼 수사를 받으면서도 심각한 공황장애를 호소했다”며 “국방부 검찰단도 수사 보고형식으로 자살징후를 남기면서도 A 상사의 구속 사유로만 활용하고 살려달라는 메시지는 무시했다”고 국방부 검찰단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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