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기일(8월18일)을 앞두고 나란히 호남을 방문해 텃밭 표심에 구애 경쟁을 펼친 가운데, 양측 캠프에서는 경기도 재난지원금과 보은 인사 논란을 두고 ‘명낙대전’이 지속됐다.
이재명 지사는 이날 김 전 대통령의 생가인 전남 신안군 하의도를 방문해 “온몸을 던져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회복해내고 새로운 개혁의 길과 남북 평화의 길을 열어낸 그 위대한 역정을 존경하고, 그 길을 따라서 멈춤 없이 앞으로 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무소속 의원도 이 지사의 일정에 동행했다. 이 지사 지지를 선언한 김 의원은 “말로 큰소리치고 말로 좋은 얘기 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그것을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정치인은 많지 않다”며 이 지사를 치켜세웠다.
이 지사는 하의도 방문에 앞서 세월호 선체가 있는 목포신항을 방문해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에 대한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1박2일 일정으로 호남을 찾은 이 지사는 15일에는 전남 여수에 있는 항일독립운동기념탑을 방문하고, 여수항 라운딩과 함께 여수항 100주년 범시민추진위 간담회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낙연 전 대표는 전날(13일)부터 2박3일 간 호남 전 지역을 두루 방문해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광주 학동 건물 붕괴 참사 희생자 유가족을 만나 완전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약속했다.
이어 전북 고창군 동호항 노을대교 예정지를 찾아 “전북 서해안권 핵심 SOC인 노을대교를 꼭 성사시켜 지역민의 한을 풀어드리겠다”며 지역 민심을 공략했다.
전남 영광군이 고향인 이 전 대표는 “고창은 저의 외가와 큰집의 형님들이 계시는 제2의 고향이다. 어릴적 고창에서 놀던 기억들이 새롭다”며 친근감을 나타냈다. 이 전 대표는 15일에는 전북도청에서 지역 기자단과 간담회를 할 예정이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가 민주당 텃밭인 호남을 찾아 적극적인 구애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양쪽 캠프는 경기도민 재난지원금과 보은 인사 논란을 두고 공방을 이어갔다.
이 지사 측은 경기도민 재난지원금을 두고 ‘매표정치’라고 거세게 비판한 이 전 대표 측을 향해 반격에 나섰다. 이재명 캠프 남영희 대변인은 “아무리 다급해도 ‘반역 행위’나 ‘매표정치’는 자기 발등을 찍는 표현”이라며 “불과 두 달 전 민주당 당론이 ‘전국민 재난지원금 100% 지원’이었다”고 지적했다.
이런 반박에도 이 전 대표 측은 공세를 이어갔다. 이낙연 캠프 정운현 공보단장은 페이스북에 이 지사를 비판한 글을 공유했다. 해당 글은 “이 지사는 경기도의회와의 심의는 커녕 협의도 없이 독단적으로 ‘전 도민 재난지원금 지급’를 결정한 후, 도의회의 확정적 제안인양 발표했다”며 “2021년 대한민국에서 우리는 민주주의의 탈을 쓴 또다른 독재의 탄생을 걱정해야 하는 건가”라고 했다.
이 지사의 ‘형수 욕설’을 두둔한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가 경기관광공사에 내정되며 발생한 ‘보은 인사’도 공격거리가 됐다. 이낙연 캠프 오영훈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도민에 대한 책임을 이유로 도지사직을 사퇴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내 사람 심기’가 도민에 대한 책임인가”라며 “내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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