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녹취록은 없다”…윤석열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갈등이 두 사람의 통화 내용을 담은 녹취록 유출 논란으로 번졌다. 이 대표는 “녹취록은 없다”고 밝혔지만, 윤 전 총장 측은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고 맞서면서 양측의 감정의 골은 더 깊어지는 양상이다.

15일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간 통화 녹취록이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윤 전 총장은 12일 윤 전 총장 캠프 신지호 전 의원의 당 대표 탄핵 언급에 대해 유감을 표하기 위해 이 대표에게 휴대전화로 직접 전화를 걸었다.

통화 녹취록이 유출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윤 전 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어제 오늘 나라를 걱정하시는 많은 분들로부터 전화도 받고 메시지도 받았다”며 “국민의힘부터 먼저 공정과 상식으로 단단하게 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에 대한 우회적인 불만 제기다.

캠프 참모들은 비판 수위를 더 높였다. 윤석열 캠프 조직본부장인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 대표라는 사람이 자당의 유력 대통령후보와의 통화를 녹음하고, 그 녹취록이 유출됐다는 뉴스를 접하고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며 “더한 것은 잘못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그런 사실이 없다는 발뺌”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녹취록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유출되었다는 녹취 파일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당연히 작성하고 유출된 녹취록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60여명 이상의 언론인들로부터 (통화 내용에 대한) 집중 취재가 들어왔고, 취재과정에서 언론인들에게 구두로 전달된 부분들이 정리되어 문건화 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전날 이 대표 측은 일부 언론에 “실무진 실수로 녹취록이 유출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파장이 커지자 아예 녹취록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나선 것.

녹취록 공방에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가세했다. 그는 이날 “녹취록의 존부와 관해 말이 엇갈리지만 이러한 논란이 있는 자체가 대단히 부적절한 일”이라며 “한강에서 싸워야 할 국민의힘이 낙동강에서 싸워서야 되겠냐”고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모두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