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독자출마 가능성 시사…대선 3자구도 재편 전망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16일 21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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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과의 합당 결렬 최종 선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과의 합당 결렬 최종 선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6일 “국민의당과 국민의힘 두 정당의 통합을 위한 노력이 여기에서 멈추게 됐다”며 합당 결렬을 공식 선언했다. 안 대표가 야권 통합 대신 독자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차기 대선이 3자 구도로 재편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최종적인 결과에 이르지 못했다”며 “통합을 기대한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했다. 안 대표는 그러면서도 “단지 합당을 위한 합당 또는 작은 정당 하나 없애는 식의 통합은 정권 교체를 위해서도,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을 싸잡아 “정권 교체가 과거 기득권 양당이 반복해온 적대적 대결정치의 도돌이표가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양당은 4·7 재·보궐선거 이후부터 합당 협상을 진행했으나 국민의당이 주장한 ‘국민의힘 당명 변경’과 주요 당직 배분 등이 합의되지 않았다. 여기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안 대표 간의 감정적 앙금이 더해지며 협상이 난항을 겪었다. 국민의힘 양준우 대변인은 “합당은 재·보선 당시 안 대표가 먼저 제안한 내용”이라며 “지금 정치적 상황이 그때와 달라졌다고 손바닥 뒤집듯 약속을 뒤집어버린 행동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안 대표의 합당 결렬 선언으로 야권 대선 구도의 불확실성도 커졌다. 안 대표가 사실상 독자 출마 방침을 굳히면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처럼 내년 대선도 국민의힘 후보와 제3지대 후보 간의 단일화 국면이 재연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안 대표는 16일 기자회견에서 “지금의 제1야당만으로는 정권교체가 힘들어지고 있다. (야권) 지지층 확대 없이는 정권교체가 불가능하다”면서 “합리적인 중도층을 대변하고자 한다. 그리고 저에게 주어진 시대적 소명을 다하겠다”고 ‘제3지대 후보’ 출마를 시사했다. 야권 관계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한 상태에서 국민의힘 내 지지 기반이 전무한 안 대표가 합당 후 경선에 나서더라도 최종 후보가 되기 힘들다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야권에서는 벌써부터 안 대표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과 제3지대 후보 단일화를 거친 뒤 국민의힘 후보와의 최종 야권 단일화를 추진한다는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안 대표는 이날 김 전 부총리와의 연대에 대해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고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 어떤 분이든 만나 의논할 자세가 돼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는 1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국민의당 자체를 제3지대 플랫폼으로 만들기 위한 당헌당규 개정에 나설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김 전 부총리를 비롯해 최근 당내 갈등을 겪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연대도 원활해질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윤 전 총장, 최 전 원장에 이어 안 대표를 ‘경선 버스’에 태워 더불어민주당과 일대일 구도로 대선을 치르겠다는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특히 현재 안 대표가 가진 5% 안팎의 지지율이 대선에서의 캐스팅보트로 작용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모양새다.

이에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은 통합 협상 재개를 촉구하고 나섰다.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통합 논의가 조속히 재개되기를 기대한다”고 했고,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도 “몇 날 며칠 밤을 새우라더라도 다시 협상하라”고 촉구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기자들과 만나 “궁극적으로 힘을 모을 수 있는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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