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17일 “초보자가 나와선 나라를 경영하기 어렵다”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2007년, 2017년 대선에 이어 세 번째 도전이다.
5선의 홍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온라인 비대면 출마회견을 열고 “절박한 심정으로 마지막 정치 도전에 나선다”며 “진충보국(盡忠報國)의 각오로 혼신을 다해 빼앗긴 정권을 되찾아 오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당 대표, 원내대표, 경남도지사 등을 지낸 홍 의원은 당내 경쟁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겨냥해 “날치기 공부로는 대통령 업무를 볼 수 없다”며 “정권을 교체한 후에도 국회 180석을 장악한 현 집권 세력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풍부한 국정 경험과 강력한 리더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윤 전 총장에 대해선 “26년간 검찰 사무만 하는 분이 대통령 업무를 맡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최근 각종 구설수에 오른 점을 겨냥해 “‘무결점’ 후보만이 공작의 빌미를 주지 않고 야권 승리를 쟁취할 수 있다”며 “지난 정치 활동 내내 저와 가족 모두는 정권과 국민의 철저한 검증을 받았다. 이제 더 이상 검증될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출마 선언에서 홍 의원은 국가정상화와 국정대개혁 7대 과제를 제시하며 2024년 총선에서 대통령 중임제를 실시하는 개헌과 ‘4분의 1값(쿼터) 아파트’, 로스쿨 폐지와 사법시험 부활, 공수처 폐지 및 한국형 연방수사국(FBI) 설치, KBS·MBC 민영화 등을 공약으로 내놨다. 문재인 정권에 대해선 “베네수엘라를 따라가는 무상 포퓰리즘이 판치는 나라가 되어간다”며 “오늘만 살 것처럼 거위의 배를 가르고 청년과 미래 세대에게 빚더미를 물려주는 퍼주기 대한민국이 돼선 안 된다”고 날을 세웠다. 여당 1위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겨냥해선 “대통령이 될 인성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홍 의원은 1993년 검사 시절 수사에 참여한 이른바 ‘슬롯머신 사건’으로 주목받으며 1996년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했다. 2017년 탄핵 정국에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해 24%를 얻어 문 대통령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홍 의원은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열릴 TV토론에서 현재 야권 후보 가운데 선두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상대로 정책 검증은 물론 네거티브 검증까지 강하게 몰아붙여 자신의 본선 경쟁력을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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