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자신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금방 정리된다’고 말했다는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의 주장을 재차 반박하며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 대표는 17일 밤늦은 시각 페이스북에 인공지능(AI) 프로그램 ‘클로바노트’를 통해 음성 파일을 텍스트로 변환한 캡처본을 올리며 “클로바노트에 넣은 상태 그대로다. 참석자 1이 저고, 참석자 2가 원 전 지사”라고 밝혔다. 통화 음성 파일은 8월10일 오후 2시17분에 생성된 것으로, 총 18분57초 분량이다.
공개된 대화에서 참석자 2(원 전 지사)는 “지금 서로 싸우는 사람들, 나중에 다 알아야 될 사람들이잖나”라며 “자문을 구할 n분의 1 중 한 사람이 필요하면, 저나 저쪽 사람한테 ‘자문을 구하는 것’이라고 말하면 철저히 자문의 입장에서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참석자 1(이 대표)은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며 “제가 봤을 때는 지금 저쪽(윤 전 총장 캠프로 추측)에서 입당 과정에서도 그렇게 해갖고 세게 얘기하는 것이다. 저희하고 여의도 연구원(국민의힘 싱크탱크) 내부 조사를 안 하겠느냐. 저거 곧 정리된다 지금”이라고 답했다. 이어 “지사님 (지지율) 오르고 계신다. 축하한다”고 덧붙였다.
참석자 2(원 전 지사)는 “휴가 끝나고 오시면, 이 대표님하고 저 정도는 신사협정으로 ‘완전히 이건 불문에 부치자’ 하면 그런 의사소통이 얼마든지 가능한 사람이 저”라면서 “경선준비위원회 문제 제기(토론회 월권 행사)는 제가 한 거니까 그 부분에 대해선 진지하게 받아들여 달라”고 했다.
이 대표는 녹취록을 공개한 뒤 “원 전 지사님께 이 사안과 관련해 누차 연락을 드렸으나 늦은 시간이어서인지 연결이 안 된다”며 “저는 이제 국민의 판단에 맡기고 당 개혁 작업을 위해 내일부터는 또 새로운 구상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든 것은 없고 각오했던 것이기에 개혁으로 성과를 만들어 보이겠다. 당내에 며칠간 있었던 안 좋은 모습, 모두 대표인 제 책임”이라며 “이것으로 당내 상호 간의 공격이나 날 선 공방이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원 전 지사는 “이 대표와의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금방 정리된다’고 말한 것을 직접 들었다”며 “특정 후보가 ‘정리된다’는 말은 갈등이 정리된다는 뜻이 아니라 후보로서 지속성이 정리된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 대표는 “제가 어떻게 정리한다는 말인가. 제가 그럴 능력이 있나. 손가락 튕기면 정리하는 능력이라도 있다는 것인가”라며 “‘정리된다’는 말은 (캠프와의) 갈등 상황이 정리될 것이라는 얘기였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원 전 지사 측은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18일 오전 9시 이 대표 발언과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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