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경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TV토론에서의 태도논란에 이어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의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을 두고 연일 맹폭을 맞고 있다.
이 지사의 열린캠프 측은 TV토론 태도에 대해선 “토론의 절차를 문제 삼은 것”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연일 가중되는 황씨의 내정 논란을 두고선 캠프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해 이 지사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기본주택·황교익 맹공에 끝내 언성 높인 이재명…돌아온 건 ‘태도 지적’
이 지사는 지난 17일 부동산 정책을 주제로 한 4차 TV토론에서 공약인 기본주택뿐 아니라 황씨 내정을 두고 다른 주자들의 일방적인 질문 공세를 받았다.
이 지사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황씨의 내정을 두고 ‘보은인사’가 아니냐고 압박하자 정 전 총리의 말을 끊으며 “전혀 사실이 아니다. 그분 나름 전문성을 가진 훌륭한 음식문화 전문가”라며 “아직 도의회 인사청문회 등을 거쳐야 한다. 이와 함께 국민 여론도 보고 도민 의견도 봐서 정하겠다”고 사실상 정면돌파 의지를 내비쳤다.
한 차례 당황한 기색을 보인 이 지사는 박용진 의원과의 주도권 토론에서 마침내 언성을 높였다.
박 의원이 이 지사의 ‘기본주택’을 지적하며 “역세권에 100만호의 기본주택을 공급하려면 지하철 100개는 깔아야 한다”고 하자, 이 지사는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100만호를 공급한다고 안 했다. 왜곡하지 마라. 황당한 질문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박 의원이 계속 ‘국민을 투기꾼으로 모는 정치는 좋은 정치가 아니다’고 몰아붙이자 “연설하는 자리가 아니라 토론하는 자리다. 답변할 시간을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다른 주자들은 이 지사의 ‘태도’를 문제삼았다.
정 전 총리는 “‘사실이 아니다’, ‘다시 읽어보라’ 등 경우에 따라서는 답변을 회피하기도 거부하기도 해 좀 안타깝다”고 했고, 이낙연 전 대표 측 역시 “이 지사가 박 의원과 실랑이를 벌이는 당황스러운 장면이 노출됐다”며 “결국 태도가 본질”이라고 비판했다.
◇“황교익 내정 의견 분분”…정면돌파 의지 밝힌 이재명 선택은?
상대 주자들의 거센 공세에 이 지사 측은 대응 방안에 골똘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특히 황씨의 내정에 대해선 캠프 내 의견도 분분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최근 화상회의에서 황교익씨와 관련한 여러 의원의 의견을 들었다”며 “이 지사의 입장대로 오는 30일 예정된 경기도의회 인사청문회까지 보자는 입장과 거취를 정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분분하다”고 전했다.
이어 “어느 조직이나 매파(강경파)도, 비둘기파(온건파)도 있는 것”이라며 “이 지사가 여론은 물론 인사청문회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을 종합해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황씨의 논란과 관련 이 지사의 결정만 너무 기다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캠프 관계자는 이에 “캠프 차원에서 의견을 낼 수는 있지만, 황씨 인사는 전적으로 경기도의 일”이라며 “이 지사가 원칙을 말했으니, 원칙대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씨의 최근 발언이 격해지는 것을 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황씨는 전날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일본 총리나 해라”라고 밝힌 데 이어 이날에도 “이 전 대표의 정치적 생명을 끊는 데 집중하겠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에 또 다른 열린캠프 관계자는 “본인이 억울하다고 생각해 강도가 연일 높아지는 것 같다”며 “격앙된 태도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캠프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이 지사의 ‘태도’ 문제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이 지사가 규칙에 대해 엄격한 편인데, 서로 합의된 TV토론 규칙을 깬 것에 대해 문제 삼은 것”이라며 “토론회 과정에서 누구나 그런 문제제기는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이재정 열린캠프 미디어본부장 또한 전날 “합의된 규칙을 무시한 박 의원의 돌출 행태와 이를 방치한 방송사 관계자의 진행은 모두 무책임하다”며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에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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