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최근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불거진 당 내홍에 대해 “경선 버스를 8월 말에 출발시키려고 기다렸더니 갑자기 사람들이 운전대를 뽑아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1일 MBC라디오 ‘정치인싸’에 출연해 “버스에 앉았더니 운전대가 없다”며 “(버스) 밖에다 페인트로 낙서하고, 의자도 다 부수는 상황인 것 같다”고 밝혔다. 최근 경선 과정에서 심화된 당내 갈등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을 비롯한 일부 캠프의 반발로 대선 후보 ‘토론회’가 ‘비전발표회’로 바뀐 것과 관련, “앞으로 토론회를 스무 번 가까이 하는데 그 전에 한두 번 더 한다고 큰 의미가 없다”며 “토론회는 박진 의원 등 아직 주목받을 기회가 없었던 분들이 요청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9일 서병수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장은 이달 18일과 25일 대선 후보들을 모아 토론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에 윤 전 총장 측은 “경준위가 그런 토론회를 개최한 전례가 없다. 이는 월권 행위”라며 반발했고, 토론회는 비전발표회 형식으로 변경됐다.
불참을 고려했던 윤 전 총장은 25일 경준위 비전발표회에 참석하기로 했다. 그러나 서병수 경준위원장은 자신을 둘러싼 중립성 논란이 계속되자 전날 “공정성과 객관성을 의심받는 처지에서 경준위원장직을 내려놓고, 선관위원장도 맡지 않겠다”며 위원장직을 사퇴했다.
서 전 위원장을 향한 공정성 비판에 대해 이 대표는 “서 전 위원장은 유승민계가 될 수 없는 사람”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을 주장하기도 했고, 원내 세력 구도에도 가담을 안 한 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 위원장에게 불공정 프레임을 씌우게 되면 어떤 분을 모셔야 불공정 프레임을 기계적으로 회피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경선 버스에 앉아있으면 별 이야기가 다 들린다”며 “제게 ‘불공정 경선’ 프레임을 만들려고 경준위가 만든 안을 제가 만들었다고 뒤집어씌우더라”고 했다. 그는 “경준위가 군소 후보들 요청을 받고 행사를 기획한 건데 (특정 캠프에서) 공격해서 경준위가 열받았다”면서 “나는 토론회나 비전 발표회에 큰 관심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윤 전 총장 캠프가 자신의 공정성을 의심해 비상대책위원회를 추진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 관련, 윤 전 총장 캠프 측이 “황당무계한 허위 보도”라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기사를 낸 언론을 고소하겠다는 취지로 반응했던데, 그럼 가장 먼저 (대표 탄핵이나 비대위 추진을) 떠들고 다닌 캠프 내의 사람이나 유튜버도 고소할 것인지 의아하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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