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文 정부, ‘구출 쇼’ 말고 아프간 현지 간접 고용자도 탈출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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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8월 29일 0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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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주자 유승민 전 의원이 아프가니스탄 현지에서 우리 정부와 함께 일했던 60여 명의 아프간 인들을 탈출시킬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 전 의원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K-미라클이 구하지 못한 아프간인들’이라는 글을 올려 “문재인 정부는 ‘구출쇼’를 할 때가 아니다. 정권 끝까지 ‘쇼’만 할 것인가?”라고 적었다.

그는 “한국을 도운 아프간인 76명과 그 가족들까지 총 390명이 우리 땅을 밟으며 청와대는 ‘K-미라클’이라 홍보했다. 그런데 막상 아프가니스탄 카불에 우리와 함께 일했던 60여 명의 아프간 인들이 남겨졌다는 소식이다”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이어 “이번에 입국한 아프간 인들은 ‘바그람’에서 우리 정부가 ‘직접 고용’한 분들과 그 가족들이지만 ‘카불’ 현지에 남겨진 이들은 한국 정부에 ‘간접 고용’되어 일한 분들이라고 한다. 마치 원청업체 소속과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들을 차별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 덧붙였다.

유 전 의원은 “미국, 캐나다, 유럽연합 등은 모든 간접 고용 인원들도 구조 대상으로 보고 구출 작전을 수행했다. 탈레반은 외국 정부 관련 일을 했던 사람들을 모두 뒤져서 잡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이를 감안하면 카불에 남은 현지인 특별공로자들 역시 우리가 탈출시켰어야 했다”고 말했다.

또 “심지어 이들은 인근 파키스탄으로 자력으로 탈출할 기회가 있었으나 한국 대사관에서 한 ‘기다리라’는 말을 믿고 기다리는 사이에 공관은 철수했고, 지금은 공항 폭파와 국경 봉쇄로 고립된 채 탈레반에 의해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는 입국하는 아프간인들 환영행사를 ‘K-미라클’이라고 칭송하며, 탈출 못한 이들의 애원을 외면한 채 파키스탄에 대기 중이던 또 한 대의 수송기를 철수시켜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에 요청한다. 소중한 생명이 달린 일이다. ‘구출 쇼’는 나중에 해도 된다. 아프가니스탄 현지의 태극기 펄럭이는 건물에서 대한민국과 함께 일한 모든 분들이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을 지금이라도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똑같이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예산으로 인건비를 지급 받았으나, 설립 초기라 직고용되었던 바그람 센터의 특별공로자는 근로계약서를 가지고 있다고 구출해오고, 설립된 지 오래 되어 현지 위탁 형태로 운영되느라 KOICA와 직접 맺은 근로계약서가 없는 특별공로자들은 ‘기다리라’고 해놓고는 사지에 내버려두는 것이 진정 문명국가에서 할 수 있는 일인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유 전 의원은 “그 분들은 생지옥과도 같은 공포를 느끼고 있다. 우리 정부에 살려달라고 절규하는 저들의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영화 ‘모가디슈’에서의 형제애, 인류애를 현실에서 다시 한 번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 현지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함께 노력해온 아프간 인들의 안전한 탈출을 간절히 기원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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