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31일 대전·충남을 시작으로 내년 대선 후보를 확정하기 위한 본경선 투표 레이스에 돌입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는 각각 막판 ‘친노(친노무현)’ ‘친문(친문재인)’ 끌어안기에 나섰다. 이들을 추격하는 군소후보들도 각자 차별 포인트를 내세워 막판 뒤집기를 노렸다.
이날 대전·충남 지역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및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를 시작으로 개표 당일인 4일까지 전국 대의원과 국민·일반당원 현장 투표가 진행된다. 세종·충북 지역은 1일 투표를 시작해 5일 결과를 발표한다. 민주당은 같은 방식으로 10월 10일까지 약 5주 동안의 순회 경선을 이어간다.
● 박영선 손 잡은 이재명, 봉하마을 찾은 이낙연
이재명 캠프는 이날 이 지사와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대담 시리즈 영상인 ‘선문명답’(박영선이 묻고 이재명이 답하다)의 예고편을 공개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와 이 지사의 개인사와 정치철학 등을 두루 다룬 영상은 다음달 7일까지 매일 이 지사와 박 전 장관의 유튜브 채널에 각각 게시된다. 민주당의 가장 강력한 지지기반인 친노·친문 진영을 동시에 겨냥하는 한편 이 지사의 인간적인 매력도 호소한다는 의도다. 이재명 캠프 관계자는 “사실상 박 전 장관이 캠프에 합류한 것으로 친문 지지층에게 상당한 호소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이 지사가 여성 지지율이 유독 낮은 점을 우려해 박 전 장관에게 ‘SOS’ 지원을 직접 여러 차례 요청했다”고 전했다.
1차 선거인단 약 70만 명의 투표 결과가 공개되는 ‘1차 슈퍼위크’ 지역인 강원도 내 지지 선언도 이어졌다. 이날 강원도 광역의원과 기초의원을 비롯한 강원 지역 여성 1000여 명은 “이 지사가 사회·경제적 자본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여성들에게 기본기회를 넓혀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친노·친문 지지층의 결집을 호소했다.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이 전 대표는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 뒤 문재인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는 송기인 신부와 만찬을 가졌다. 천주교 신자인 문 대통령과 1981년부터 교류를 이어온 송 신부는 최근 이낙연 캠프의 후원회장을 맡은 바 있다.
이에 앞서 이 전 대표는 국회에서 정책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에 당선되면) 취임 전 여·야·정 정책 협약을 맺겠다”며 여야정 정책협의체 상설화 및 이를 조율하기 위한 정무차관제 도입을 약속했다. 이 전 대표는 이어 이 지사를 겨냥해 “도덕적 흠결은 가장 큰 무능”이라며 “(후보가 되면) 권력형 성범죄·부동산 투기·음주운전 등을 저지른 부도덕한 인물이 당직과 공직 진출 꿈꿀 수 없도록 당헌·당규 개정에 착수하겠다”고도 했다.
● 군소후보들도 총력전
반전을 노리는 군소후보들도 총력전에 나섰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 중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충청·세종·대전 메가시티를 중심으로 충청 신수도권 시대를 여는 것이 제1공약”이라며 온라인 공약 발표회를 여는 등 충청 지역 표심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충청 지역은 호남에 이어 민주당 당원 수가 가장 많은 곳으로, 정 전 총리의 경우 전국 지지율보다 더 높은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날 민주당 소속 충남 지역 광역·기초의원 43명과 충남도 정택특보 14명은 “‘더 큰 충청’을 실현할 적임자”라며 정 전 총리 지지선언에 나섰다.
박용진 의원은 국회에서 인사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진영을 망라하는 인사 대탕평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의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경선의 마지막 남은 흥행 카드는 3위 주자 박용진이 2위를 잡고 결선에 가는 것”이라며 “그 결과와 과정을 막바지 경선 과정에서 보여 드리겠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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