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영변 이어 강선에선 우라늄 농축 활동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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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영변 원자로 재가동]
IAEA “우라늄 농축 지속 징후”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해 9월부터 북한의 핵 활동 상황을 담은 지난달 27일 보고서에서 영변 핵시설 이외 지역의 우라늄 농축 정황에 대해서도 밝혔다.

IAEA는 평양 외곽의 강선에 있는 연구단지가 우라늄 농축 시설의 특징을 보인다면서 “이곳에서 지속적인 활동 징후가 있었다”고 명시했다. IAEA는 “평북 평산 우라늄 광산에서 채굴과 선광(광물 분류) 활동이 계속되고 있는 징후가 있다”고도 밝혔다. 여기서 채굴된 우라늄 원광 등은 실제 북한의 핵시설로 공급돼온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한미가 계속해서 북한에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를 타진해왔지만 북한은 내부적으로 핵개발 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해왔다는 뜻이다.

IAEA는 “(강선 내 시설들이) 영변에 있는 우라늄 농축을 위한 원심분리기 시설보다 앞서 건설됐으며 두 시설은 일부 특징을 공유한다”고 했다. 두 시설의 건설 시기와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연대기를 분석할 때 강선 시설이 우라늄 농축 시설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 강선 시설은 2000∼2005년에 건설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 정보당국이 2010년부터 강선을 주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영변 핵시설 폐기 제안에 “영변 외 다른 핵시설도 신고해야 한다”며 협상이 결렬됐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목한 다른 핵시설이 강선 연구단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2019년 미 정보기관이 이 시설을 실제 가동되는 우라늄 농축 시설로 판단하고 있으며 최대 1만2000개의 원심분리기가 있다는 추산을 바탕으로 강선이 영변의 3배 크기라는 판단을 내렸다. 연간 수십 개의 핵무기가 이곳에서 생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 공장처럼 보이는 농축 시설에서 연중 발생하는 연기를 미 정찰위성이 포착해 실체가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우라늄 농축 시설은 대규모 부지에 원자로와 재처리 시설을 갖춘 영변 핵시설과 달리 소규모 건물이나 지하에도 설치가 가능해 은폐가 용이하고 포착하기가 쉽지 않다. 또 플루토늄 생산은 원자로를 가동해야 해 추출 과정이 드러나는 반면, 고농축우라늄(HEU)은 현황을 파악하기 어려워 북한의 드러나지 않은 핵능력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북한#영변#우라늄 농축#ia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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