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정권 수립 73주년인 9일에 대규모 열병식을 실시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군 소식통은 7일 “평양 인근 미림비행장에서 1만여 명의 병력과 장비가 동원된 열병식 준비 정황을 볼 때 9일이 유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한미군의 가드레일(RC-12X) 정찰기 3대가 이날 최전방 지역에 투입되는 등 한미 정보당국도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최근 평양 상공에 전투기의 야간비행이 포착돼 지난해 10월 당 창건 열병식과 올 1월 8차 당 대회 기념 열병식에 이어 또 다시 야간에 치러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전략무기와 대남 타격용 전술무기를 대거 동원해 한미 양국을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 또 다른 소식통은 “현재까지 미림비행장 인근에서 신형 SLBM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전략무기는 식별되지 않고 있다”면서도 “열병식 당일에 깜짝 공개하면서 김 위원장이 강경 메시지를 내놓을 개연성도 베재할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은 열병식에 앞서 군부 인선을 재정비했다. 노동신문은 7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공보를 통해 박정천을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 겸 당 비서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원수 계급으로 북한군 서열 2위였던 박정천은 6월 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에서 ‘중대한 사건’을 초래했다며 차수로 강등됐다. 하지만 두 달 여 만에 깜짝 승진하며 군 서열 1위로 올라섰다. 노동당 상무위원은 북한 권력서열 5위 안에 드는 핵심 직책으로,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실각하며 한 자리가 공석으로 남아있었다. 이를 박정천이 메우며 상무위원회가 김정은 국무위원장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조용원 당 조직비서 김덕훈 총리 등 5인 체제를 다시 갖췄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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