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내년 3월 9일 대통령선거를 6개월 앞둔 8일 “국회의원직을 버리고 정권재창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의원직 사퇴라는 배수진을 쳐 남은 경선에서 반전을 이루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에 맞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현역 의원들을 연이어 캠프에 영입하며 경선 초반 독주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 이낙연, ‘의원직 사퇴’ 벼랑 끝 승부수
이 전 대표는 이날 광주광역시의회에서 열린 호남권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 전격적으로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저를 임기 4년의 21대 국회의원으로 만들어준 서울 종로구민들에게는 한없이 죄송하다”면서 “저의 모든 것을 던져 정권 재창출을 이룸으로써 민주주의와 민주당, 대한민국과 호남 그리고 서울 종로에 제가 진 빚을 갚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가 전날 예정에 없이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것도 이 같은 의지를 다지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다.
5선의 이 전 대표가 의원직 사퇴 카드까지 꺼내든 건 특단의 승부수 없이는 경선 판도를 뒤집을 수 없다는 절박감 때문이다. 앞선 두 차례의 지역 경선 결과 이 전 대표의 득표율은 28.19%로 이 지사(54.72%)에게 크게 뒤쳐진 상황이다.
다만 캠프 내에서도 의원직 사퇴 결단에 대한 찬반이 엇갈렸지만, 기자회견 직전 이 전 대표가 최종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약 64만 명이 참여하는 12일 ‘1차 슈퍼위크’와 민주당의 본진인 호남 경선(24, 25일)을 앞둔 시점이라는 점도 고려됐을 것”이라고 했다. 이낙연 캠프의 한 의원은 “모든 것을 걸고 정권 재창출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당원과 국민들에게 확실하게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지사직을 유지하고 있는 이 지사와의 차별화를 노렸다는 분석도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가 도덕적이지 않아도 좋다는 발상이 어떻게 가능하냐. 민주당과 보수 야당이 도덕성에서 공격과 방어가 역전되는 기막힌 현실도 괜찮으냐”며 이 지사를 겨냥했다. 이 전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이 지사 측은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 이재명 “우리는 ‘용광로 선대위’로 간다”
이 지사 측은 연일 현역 의원을 추가로 영입하며 세 과시에 나서고 있다. 전날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전재수(재선·서울 북강서갑) 의원에 이어 이날 위성곤 의원(재선·제주 서귀포)도 이재명 캠프에 합류했다.
여당 내 86그룹 의원들이 주축이 된 ‘더좋은미래’ 대표를 지낸 위 의원은 “이 지사야말로 당당하게 국민의힘과 맞서 이겨낼 수 있는 대한민국의 필승카드”라며 “4기 민주정부 수립을 위해 함께 뛰겠다”고 밝혔다. 위 의원은 당초 이번 경선에서 정세균 전 국무총리 측으로 분류됐지만, 이 지사의 설득 끝에 캠프 합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친문, ‘정세균계’ 등 당내 다양한 계파의 의원들이 속속 합류하고 있다는 건 이 지사의 승리가 유력하다는 뜻”이라며 “내년 3월 9일을 대비해 당내 다양한 인사들이 결합한 ‘용광로 선대위’를 본격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주자들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캠프의 시선은 이미 본선을 향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명 캠프의 한 의원은 “1차 슈퍼위크와 호남 경선에서 모두 승리한다면 사실상 경선은 끝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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