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진’ 친 이낙연 사퇴안에 與 지도부 당혹…송영길 나서 ‘만류’

  • 뉴시스
  • 입력 2021년 9월 9일 12시 31분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의원직 사퇴 카드로 배수의 진을 치자 민주당 지도부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송영길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이 전 대표를 만류하며 사퇴 의사를 철회해줄 것을 요청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9일 기자들과 만나 “송 대표,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 전 대표의 정권 재창출을 향한 충정, 대선후보로서의 결의 배경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향후 원팀으로 경선을 치러나가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만류하고 계신다”며 “송 대표도 전화로 이 전 대표에게 사퇴 의사를 철회해줄 것을 요청드렸다”고 전했다.

윤 원내대표는 전날 이 전 대표가 사퇴 의사를 밝히자 직접 전화해 이 전 대표를 설득했고, 송 대표는 이날 오전 통화를 해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회기 중 국회의원 사퇴안이 처리되기 위해서는 여야 합의하에 본회의에 안건이 올라간 뒤 의결돼야 한다. 현재 정기국회 중인 만큼 당 지도부 차원에서 이 전 대표 사퇴안을 본회의에 의사일정으로 올리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처리가 불가능하다.

고 수석대변인도 “사퇴서 처리는 의장의 상정 여부에 달려 있다. 상정을 위해서는 의원 본인의 의사도 중요하지만 의원이 소속된 정당의 대표와 협의를 하는 게 관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의 의지가 굉장히 강한 것으로 알고 있어 당 지도부가 계속 (만류) 입장을 전달하고, 그 이후 여러가지를 신중하게 논의하자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에서 오는 13일 본회의에서 부동산 투기 의혹 건으로 지난달 사퇴의사를 밝힌 자당 윤희숙 의원과 이 전 대표의 사퇴서를 같이 처리하자고 한 데 대해서는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고 수석대변인은 “가능하지도 않고, 사안의 성격이 너무 다르다”며 “같은 사퇴의 건이지만 배경도 많이 다르고 교섭단체 입장도 다르다. 의장께서 (윤 의원 사퇴건을) 상정하시면 민주당은 각자 판단에 맞춰 처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도부가 이 전 대표의 의지를 꺾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지만 이 전 대표 의지는 강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직 사퇴 발표 역시 캠프 측근들의 만류에도 본인의 결심이 강력하게 작용했다고 한다.

이 전 대표는 이미 사퇴서를 제출했고, 이날 오후 의원회관 사무실까지 비울 계획이다. 이 전 대표 의원실 보좌진 역시 전원 면직 처리될 예정이다.

이낙연 캠프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지도부가 말리고 있지만 (이 전 대표는) 완고하다”며 “이미 사퇴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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