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교통일위원회가 올해 국정감사 기간 해외 공관 등에 대한 ‘대면’ 감사를 재개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는 화상으로 대체했지만 올해 다시 해외에 나가기로 한 것. 코로나19 확진자가 국내에선 하루 2000명대에 이르고 세계적으로 재확산 추세인 상황에서 굳이 방역 리스크를 안고 해외까지 가야 하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9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외통위는 해외 공관 등을 대상으로 대면 감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외통위원들로부터 희망 지역도 이미 받았다. 감사 기간 및 규모 등은 해외 감사를 진행했던 때와 비슷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미주반(북중미 등) △아주반(중국, 일본, 동남아 등) △구주반(유럽 등) 등 세 팀으로 나누고, 팀마다 5, 6명의 위원들이 소속된다. 피감 지역 방역 상황 등에 따라 보좌진 등 일부 규모는 축소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중진 의원이 다수 포진해 있는 외통위는 통상 ‘상임위 위의 상원(上院)’으로 불리는 곳이기도 하다.
외통위는 지난해는 국감 부활 32년 만에 처음으로 감사를 국내에서만 진행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각국이 방역 지침을 강화한데다 국내 자가격리 기간 등을 고려하면 해외로 나가는 게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
올해 다시 해외로 나가기로 한 건 우선 ‘원격 감사’ 시 아무래도 현장감이나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외통위 의원실 관계자는 “화상으로 하다보니 준비한 발언을 한 뒤 의원들의 현장 반박이나 추가 질의 등이 쉽지 않았다”며 “특히 올해는 미국 등 지역에서 공관 비위 문제나 집중 질의할 사항이 많은 만큼 현장에 가는 게 좋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해외 공관 등에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해서라도 대면 감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지난해와 비교해 확진자 현황 및 방역 상황 등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꼭 해외까지 갈 필요가 있느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특히 해외로 갈 경우 시간이 크게 늘어나는데다 수억 원의 비용까지 발생한다. 현장의 피감 기관에서 의전의 피로감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해외 국감 대상인 피감 기관 관계자는 “올해는 방역 등 변수가 많아 코로나19 전보다 준비할 게 2배는 늘었다”면서 “당연히 소모될 비용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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