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김일성 이미지’ 연출?… ICBM 대신 트랙터 나온 北열병식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10일 03시 00분


정권수립 73주년 기념, 자정 개최
전략무기 빠지고 병력 1월의 절반
경제난 속 내부결속 이벤트 분석

김정은, 이번에도 ‘김일성 이미지’ 연출? 북한이 정권 수립 73주년을 맞아 9일 0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한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소년단원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김 위원장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이 1972년 8월 평양에서 학생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모습. 노동신문 뉴스1·동아일보DB
김정은, 이번에도 ‘김일성 이미지’ 연출? 북한이 정권 수립 73주년을 맞아 9일 0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한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소년단원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김 위원장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이 1972년 8월 평양에서 학생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모습. 노동신문 뉴스1·동아일보DB
북한이 정권수립 73주년인 9일 0시에 심야 열병식을 개최했다.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선보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전략무기는 공개되지 않았다. 양복 차림으로 열병식을 관전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연설을 하지 않았다.

북한은 이날 0시부터 약 1시간 동안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진행했다. 오후 6시에 시작된 올해 1월 8차 노동당 대회 기념 열병식과 0시에 시작된 지난해 10월 10일 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을 포함해 1년도 채 되지 않는 기간에 세 번의 야간 열병식을 잇달아 치른 것이다. 두 달 전부터 준비한 앞선 두 번의 열병식과 달리 이번엔 준비 기간이 한 달도 되지 않았다.

이번 열병식은 전략·전술무기를 갖춘 정규군 대신 예비군격인 노농적위군과 경찰격인 사회안전무력 소속 병력과 무기가 동원됐다. 오토바이와 트랙터를 탄 노농적위대 기계화부대가 동원돼 눈길을 끌었다. 트랙터에는 122mm 다연장로켓과 대전차미사일 등 재래식 무기가 실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을 맡는 비상방역종대가 주황색 방역복과 방독면을 착용한 채 행진한 것도 이색적이었다.

이번 열병식은 1월 규모의 절반 수준인 8000여 명의 병력이 참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참가한 무기 및 장비 규모도 1월 열병식의 절반 미만”이라고 전했다.

이날 열병식을 보도한 노동신문은 “민간 및 안전무력 열병식”이라는 표현을 썼다. 열병식 사열도 이례적으로 군 간부가 아닌 조용원 당 조직비서가 맡았다. 집권 이후 11번째 열병식에 참석한 김 위원장 대신 리일환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이 연설에서 자력갱생을 강조했다. 전략무기나 대미, 대남 관련 메시지도 없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축제 분위기를 조성해 장기간 봉쇄로 악화된 민심을 달래기 위한 의도가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 열병식#정권수립 73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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