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낙연 모두 “기대 이상 결과”…호남서 결선여부 갈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12일 22시 36분


12일 오후 강원 원주 오크밸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자 선출을 위한 강원 순회경선 합동연설회에서 후보자들이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김두관,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추미애 후보. 사진공동취재단/김동주 기자
12일 오후 강원 원주 오크밸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자 선출을 위한 강원 순회경선 합동연설회에서 후보자들이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김두관,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추미애 후보. 사진공동취재단/김동주 기자
“역시나 승부가 쉽게 끝나지 않는다. 결국 호남까지 지켜봐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12일 49만6672명의 국민 및 일반당원이 투표한 대선 후보 경선 ‘1차 슈퍼위크’가 끝난 뒤 이같이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거침없이 5연승을 질주했지만, 2위인 이낙연 전 대표도 누적 득표율 30%를 넘기며 추격의 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두 주자의 격돌은 호남 승부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이재명-이낙연 모두 “기대 이상 결과”
이 지사는 11일 대구경북 경선에서 51.12%, 12일 강원 경선에서 55.36%를 기록했다. 여기에 1차 국민 선거인단 투표에서도 51.09%를 얻었다. 초반 5연승으로 1위를 굳건하게 지킨 것. 이 지사는 이날 개표 결과 발표 뒤 “기대보다 많이 과반수 지지를 보내주셨다는 데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 지사가 이날 경선장을 떠나기 전 지지자들을 향해 큰절을 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 지사 측은 지금까지 치러진 모든 경선에서 과반 득표에 성공했다는 점에 고무된 모습이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매 경선마다 50% 득표에 성공하며 호남까지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재명 캠프 대변인인 홍정민 의원도 “77.37%라는 높은 투표율을 보여주신 국민 선거인단의 뜨거운 관심에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로 보답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최종 승리를 자신했다.

이 지사를 추격하는 이 전 대표 측 역시 이날 결과에 반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첫 경선 무대인 충청에서 더블 스코어에 가까운 충격의 패배를 당했던 이 전 대표는 이날 1차 국민 선거인단 투표에서 31.45%를 얻으며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이낙연 캠프 관계자는 “1차 슈퍼위크마저 격차가 컸다면 정말 위태로웠겠지만 목표로 했던 30% 득표에 성공했다”며 “의원직 사퇴까지 결심한 이 전 대표의 진정성을 국민이 알아주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도 이날 개표 결과 발표 뒤 “1차와 2차 슈퍼위크 사이에 시차가 꽤 있기 때문에 민심의 변화가 누적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선을 거듭할 수록 이 지사와의 격차를 줄여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이낙연 캠프 대변인인 오영훈 의원은 “반전의 모멘텀을 만들었다”고 했지만, 이 지사 측은 “이 전 대표가 다소 상승한 건 맞지만 대세에 큰 지장은 없을 것”이라는 분위기다. 두 주자의 격차는 25.74%포인트에서 20.33%포인트로 줄었다. 한 여당 의원은 “1차 슈퍼위크 결과를 보면 이 지사로 향하려던 표를 이 전 대표가 아닌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다소 가져갔을 가능성이 있다”며 “앞으로 후보 간 합종연횡 논의가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호남 경선 결과에 따라 결선투표 여부 갈릴 듯
호남으로 향하는 이 지사 측과 이 전 대표 측의 공통된 화두는 결선투표다. 이 지사 측은 “호남에서도 과반 득표에 성공해 결선투표 없이 내년 3월 9일 본선으로 직행한다”는 계획이지만, 이 전 대표 측은 이 지사의 과반 득표를 막아 결선투표에서 역전한다는 각오다. 이에 따라 두 캠프는 추석 연휴를 포함해 25, 26일 호남 경선까지 캠프의 모든 힘을 호남에 쏟을 계획이다. 여권 관계자는 “호남 지역 선거인단이 20만 명이 넘는 데다 투표율이 계속 높아지는 추세여서 각 캠프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주 50%대에 그쳤던 경선 투표율은 이날 74.03%까지 올라갔다.

이 지사는 이날 호남 민심 공략과 관련해 “성심을 다해 국민들께 호소드리고 제 장점과 과거의 성과를 설명드리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도 “(호남이) 고향이라고 해서 쉽게 생각하는 그런 마음은 없다”며 “더욱 더 정성을 다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호남 경선이 중요한 건 이어지는 2차 슈퍼위크와 수도권 경선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다음 달 3일 49만6000여 명이 참여하는 2차 슈퍼위크에 이어 9일 경기(16만4000여 명), 10일 서울(14만4000명) 및 3차 슈퍼위크를 통해 대선 후보를 확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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