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를 8명으로 압축하는 1차 컷오프(예비경선) 여론조사가 시작된 13일 유력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이 나란히 대구경북(TK) 지역을 찾았다. 당내에선 첫 경선인 1차 컷오프 결과가 추석 연휴 이후 이어질 2, 3차 경선의 판세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후보들은 국민의힘 책임당원의 30%가량이 밀집해 있고, 수도권 보수층 민심의 바로미터인 TK 지역 공략에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경북 안동을 찾아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 “법을 지키려는 저를 공직에서 쫓아내려고 온갖 억지 공작과 음모를 부렸지만 여러분이 지지해 주신 덕분에 버티고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작이 지금도 진행되고 있지만,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며 “이런 거 한두 번 겪은 사람도 아니고, 오히려 고맙다. 맞으면 맞을수록 더욱 강해지는 강철처럼 저한테는 이런 공작과 모략이 큰 힘이 된다”고 했다.
다만 이날 윤 전 총장은 안동대 간담회에서 기업의 기술력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사람이 이렇게 뭐 손발로 노동을 해서 되는 거 하나도 없다”며 “그건 인도도 안 한다. 아프리카나 하는 것”이라고 말해 특정 국가와 지역에 대한 차별적 언사라는 논란이 제기됐다.
윤 전 총장은 지지율 1위 후보로서의 입지를 굳히는 과제를 안고 있고, 홍 의원은 당의 핵심 기반인 TK에서의 지지세 확보가 반전의 관건이다. 유 전 의원도 약점으로 꼽히는 ‘배신자 프레임’을 뚫지 않으면 경선 승리가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를 의식한 듯 홍 의원은 이날 대구 동성로에서 ‘대구경북 재도약’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TK통합신공항을 ‘박정희 공항’으로 이름 짓겠다”며 “공공재원 30조 원을 먼저 투입해 공항 도시를 건설하겠다”고 했다. 이어 “여론조사마다 (윤 전 총장을 앞서는) 골든크로스를 이루고 있으나 아직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밀리고 있다”며 “확장성 면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서 이젠 집토끼 마음을 돌리겠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대구 서문시장과 동산병원, 자신의 옛 지역구인 동구 등 밑바닥 민심을 훑으며 보수층 일각의 ‘배신자 프레임’ 지우기에 나섰다. 그는 “대구경북 시도민들께서 서운함을 거두고 (경선 후보 중) 유일한 TK의 아들인 저를 지지해 주시면 분명 후보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부터 책임당원 2000명, 일반시민 2000명을 대상으로 이틀간 여론조사를 진행해 당원 20%, 일반시민 80%의 비율로 결과를 합산한 뒤 15일 1차 컷오프 통과자 8명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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