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13일 국회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둘러싼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연이어 제기하며 총공세를 퍼부었다. 박 원장이 최초 보도 전 논란이 되고 있는 고발장 캡처 사진을 미리 받아봤고, 서울 롯데호텔에 있는 국정원장 안가에서 공익신고자와 최근 만났다는 주장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김부겸 국무총리에게 “박 원장과 아주 가까웠던 측근 의원에 따르면 (공익신고자인) 조성은 씨가 이 사건 관련 자료를 (최초) 보도 전에 박 원장에게 보내줬다고 하는 것을 들었다”며 “명백한 국정원의 정치 개입”이라고 날을 세웠다.
권 의원은 이어 “윤 전 총장이 고발 사주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했던 9월 8일 저녁에도 롯데호텔 32층 국정원장 안가에서 조 씨가 박 원장을 만났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총리는 “금시초문”이라며 “제가 알기론 국정원장이 그런 일에 관여할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박 원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내가 바보예요? 내가 왜 그런 짓을 해요?”라고 반문했다. 이어 “조 씨와 (만난 건) 부인하지 않는다. (조 씨와) 둘이 만났다”면서도 “나하고 가깝고 진짜 영특한 젊은 후배니까 (만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원장은 “(내가) 단역 배우도 아닌데, (야당이) 주연 배우로 만들려고 그렇게 노력을 하느냐”고도 했다.
권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 캠프를 언급하며 “이재명 캠프에서도 이 사건 자료를 입수해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공식 후보가 된 다음에 터뜨리려고 했는데 (보도가) 너무 일찍 나와서 당황했다고 한다”며 “나도 기자에게 들었다”고 했다.
반면 김 총리는 민주당 의원들의 질의에는 “만약에 (고발 사주 의혹이) 사실이라면 국가조직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중대한 범죄 행위”라고 말했다. 민주당 민병덕 의원이 “검찰개혁을 주장하는 정치인들을 (지난해) 총선 직전에 기획 고발하려고 했다면 ‘검풍사건’이라고 할 수 있지 않느냐”고 묻자 김 총리는 “공무원으로서 대놓고 소위 정치 개입 행위를 한 것이 되는 것”이라며 “사실이라면 엄청난 사건에 대해 기강을 세우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번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전임 검찰총장과 손준성 검사가 매우 특별한 관계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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