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무효표’ 與 경선 변수되나…명낙, 득표율 조정 신경전

  • 뉴시스
  • 입력 2021년 9월 14일 11시 42분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중도사퇴로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이 6파전에서 5파전으로 조정되면서 2만3000여표(정 전 총리 득표)의 무효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경선 판도에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할 조짐이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50% 득표율을 유지하며 결선투표 없는 본선 직행에 성공할지 여부가 최대 관심으로 떠오른 가운데 정 전 총리의 득표 처리 방법에 따라 후보 간 유불리가 엇갈리고 있어서다.

14일 민주당에 따르면 지난 12일 발표된 1차 슈퍼위크 개표 결과 정 전 총리는 누적투표수 55만5988표(투표율 74.03%) 중 2만3731표를 얻으며 4.2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4일 대전·충남, 5일 세종·충북, 11일 대구·경북, 12일 강원 지역순회 경선 투표 결과에 더해 8~12일 투표가 실시된 64만1922명 규모의 1차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 투표 결과까지 모두 합산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정 전 총리가 전날 민주당 대선 경선 중도 하차를 전격 선언하면서 그를 찍은 2만3731표는 무효표가 됐다.

문제는 정 전 총리의 득표를 누적투표수에서 제외할지 여부다. 만일 무효표를 총투표수에서 제외하고 유효 득표율을 산정할 경우 남은 후보들의 득표율에도 변화가 생기기 때문이다.

정 전 총리의 득표를 총투표수에서 제외할 경우 현재까지의 누적투표수는 53만2257표로 조정된다.

이 경우 현재까지 1위를 기록 중인 이재명 경기지사(28만5856표)의 득표율은 기존 51.41%에서 53.70%로, 2위인 이낙연 전 대표(17만21790표)는 31.08%에서 32.46%로 조정된다.

이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6만3122표)은 11.35%에서 11.85%, 박용진 의원(6963표)은 1.25%에서 1.30%, 김두관 의원(3526표)은 0.63%에서 0.66%로 각각 조정된다.

2만3731표가 분모에서 사라져 남은 후보 모두의 득표율이 올라가지만 백분율 특성상 득표가 많은 이 지사의 득표율 상승폭도 가장 크다. 무엇보다 결선투표 생략 요건인 득표율 50%의 여유가 기존 1.41%포인트에서 3.70%포인트로 커지게 된다.

결선투표 없는 본선 직행을 제1 목표로 삼은 이 지사와 어떻게든 과반 득표를 저지해 1·2위 간 결선투표에서의 반전을 노리는 이 전 대표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이유다.

다만 정 전 총리가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중도포기를 선언한 이후 득표율 다툼을 벌이는 데 대한 부담을 의식해서인지 양측은 일단 당이 결정해야 하는 문제라면서도 내심 속내는 엇갈리는 눈치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규정과 관례에 따라서 당에서 결정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면서도 “후보자 중도 사퇴시 유효 득표율에서 제외하는 무효표로 하는 게 맞다고 규정돼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반면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우리 입장에서는 어찌됐든 과반 득표를 저지해야 하는데 이 지사 측 득표율이 우리보다 좀 더 올라가 불리한 점이 있다”고 했다.

민주당의 20대 대선 후보자 선출을 위한 특별당규는 59조에서 ‘경선 과정에서 후보자가 사퇴하는 때에는 해당 후보자에 대한 투표는 무효로 처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60조에서 ‘선거관리위원회는 경선 투표에서 공표된 개표결과를 단순합산해 유효 투표수의 과반수를 득표한 후보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한다.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결선투표를 실시한다’고 명시했다.

민주당 중앙당선거관링위원회는 정 전 총리의 중도 사퇴에 따른 무효표를 어떻게 처리할지를 놓고 검토에 들어갔다.

한준호 민주당 선관위 대변인은 “정세균 후보가 받은 표에 대한 판단과 관련해 현재 관련 조항과 사례 및 정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해석을 의뢰해 놓았다”며 “의견이 오면 전체회의에서 논의 후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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