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4일 감사원장 후보로 최재해 전 감사원 감사위원(61·사진)을 지명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대권 도전을 위해 임기를 마치지 않은 채 사퇴한 지 78일 만이다. 1963년 감사원 개원 이래 내부 인사가 원장으로 발탁된 것은 처음이다.
동국대 사범대 부속고를 거쳐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최 후보자는 행정고시 28회 출신으로 관직에 입문했다. 감사원 기획관리실장, 제1사무차장, 감사위원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뒤 2018년 1월 퇴직했다. 현재 LS전선 비상임감사를 지내고 있다. 최 후보자는 2013년 감사원 제1사무차장으로 재직 당시 “이명박 정부가 한반도 대운하 중단을 선언하고도 대운하 추진을 염두에 두고 4대강 사업을 설계했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첫 내부 인사 발탁을 두고 최재형 전 원장이 원장직을 중도 사퇴한 뒤 야권 대선 주자로 나선 것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임기 말 ‘감사원장발(發) 반기’가 다시 나오지 않도록 내부 인사를 선택했다는 것. 박수현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인선 배경에 대해 “최 후보자는 엄정하고 공정한 감사 운영을 통해 감사원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강화하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공직사회 실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치적 중립과 독립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에 걸맞은 인사를 지명하기 위해 (78일이라는) 시간이 소요됐다”고 말했다. 최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 및 인준안 표결 등 인준 절차를 통과하면 임명된다. 감사원장 임기는 4년이다. 최 후보자가 임명될 경우 차기 정부에서도 감사원장직을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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