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는 ‘MZ세대’의 전유물은 아니지만 뉴미디어를 외면하고는 MZ세대를 잡을 수 없다”.
국민의힘의 한 대권 캠프 관계자는 ‘20~30대 청년층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기울이고 있는 노력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중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MZ세대‘가 여의도 정치 한복판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 정치에서 굵직한 선거 때에만 ’이용‘ 당하다가 선거가 지나면 잊혀지곤 했던 젊은층이 이젠 대선 판세를 좌우할 일종의 ’캐스팅보터‘로 떠오른 것이다.
그 기저에는 누구나 어디서든 쉽게 참여 가능하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전파력도 강한 ’뉴미디어‘ 채널이 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인스타그램·유튜브·틱톡 등 기존 대중 매체를 제외한 새로운 전달매체를 뜻하는 ’뉴미디어‘에 여야 대선 후보들이 앞다퉈 손을 뻗치는 이유다.
21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2차 예비경선이 한창 진행 중인 당내 대권 주자들도 이 같은 흐름의 한복판에 놓여 있다. 주자들은 주로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활용해 젊은 세대와 직접적인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최근 유행하는 ’부캐‘(副캐릭터)를 활용해 웃음을 자아내는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인스타그램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공식 계정인 ’윤석열‘ 말고도 반려견 ’토리‘의 이름을 딴 ’토리스타그램‘ 계정을 운영 중이다. 윤 전 총장의 반려견·반려묘를 화자로 하는 콘셉트인 이 계정에는 대부분 윤 전 총장의 자택에서 찍은 사진이 올라온다.
특히 공식석상에서 발언할 때 고개를 흔드는 습관 때문에 붙은 ’윤도리‘라는 별명과 반려견 ’토리‘ 이름을 딴 ’토리앤(and)도리‘라는 해시태그를 거의 모든 게시물에 달고 있다. 약점을 스스로 드러내는 ’셀프 디스‘로 친밀감을 높이는 전략이다.
윤 전 총장 측은 유튜브 라이브방송도 진행할 계획이다. 젊은 세대를 겨냥한 듯 프로그램명을 ’석열이형TV‘로 정했다. 유튜브 ’석열이형TV‘에서 오는 22일부터 매주 수·금요일 오후 9시 라이브방송을 한다. ’조국흑서‘ 저자 서민 단국대 교수와 박보경 전 아나운서가 진행하며, ’사람 윤석열‘의 별명·습관·성격에 대한 소소한 정보를 알리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지난 12일 첫방송에서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동시 접속자 최대 1000명을 기록했다. 당시 유 전 의원은 한 고등학생이 알려준 인스타그램 필터 기능을 활용해 강아지, 고양이 필터를 자신의 얼굴에 입혀 웃음을 자아냈다. 인스타 ’라방‘은 매주 수·일요일 오후 9시에 시작하며 오는 22일 네 번째 방송을 진행한다. 공식 유튜브채널 ’유승민TV‘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공식 채널 ’원희룡TV‘는 지난달 정책드라마 ’희룡부동산‘을 공개해 12만6000여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정책드라마 2탄인 ’룡의 눈물‘에서는 1439년 조선시대 ’룡왕‘을 연기한 원 전 지사가 ’신문고 중재법‘을 비판하고, ’경기관찰사‘가 “기본 시리즈”를 언급하는 내용이 등장한다. 어려운 정책 공약과 정치 현안을 드라마 형태로 흥미롭게 전달하려는 취지다. 원 전 지사의 캠프는 현실 상황을 감안해 정책드라마 3탄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대권 주자들의 폭넓은 소통 노력이 각 주자들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당원 가입, 나아가 국민의힘 최종 후보의 지지율 견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체제 들어 젊은층 당원 가입이 증대했는데 그 바통을 현재 일부 후보들이 이어받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최종 후보가 결정되면 당 차원에서도 다양한 뉴미디어 채널을 활용해 전폭 지원할 것이다.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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