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또다시 ‘종전선언’을 제안한 가운데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사진)은 “북한이 전속력으로 핵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로시 사무총장은 20일 제65차 IAEA 총회 연설에서 “북한은 플루토늄 분리, 우라늄 농축 및 다른 활동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들을 명백히 위반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HEU)은 핵무기의 원료다.
그로시 사무총장이 지난달 27일 IAEA 연례 보고서 발표 이후 북한의 플루토늄 분리와 우라늄 농축 사실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IAEA는 보고서에서 북한이 2018년 12월 이후 2년 반 만에 영변 5MW 원자로를 재가동한 징후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또 원자로에서 나온 폐연료봉을 재처리해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방사화학실험실(재처리시설)이 5개월 동안 가동됐다고 공개했다. 북한이 플루토늄을 추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한 것이다.
특히 그로시 사무총장이 북한의 ‘우라늄 농축’을 명시한 점도 주목된다. IAEA 보고서는 평안남도 강선의 우라늄 농축 시설 활동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CNN은 16일 미국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의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인용해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서 HEU 생산시설을 증설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북한은 HEU를 25%가량 더 생산할 수 있는 규모의 시설 확충에 나섰다. 건설이 완료되면 매년 핵폭탄 4개 분량인 90kg가량의 HEU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위성사진 등을 통해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감시하고 있다”면서 “관련국 간 정치적 해결책과 앞으로 나아갈 길이 결정되면 즉시 (사찰을 위해 북한으로) 돌아갈 수 있는 정보와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반드시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IAEA 사찰단은 2009년 4월 북한에서 추방된 후 북한 핵시설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