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종전선언 좋은 발상…적대 철회하면 관계회복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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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9월 24일 13시 20분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24일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에 대해 “앞으로 언동에서 매사 숙고하며 적대적이지 않다면 얼마든지 관계 회복과 발전 전망에 대한 논의를 해볼 용의가 있다”고 전했다. “시기상조”라는 담화가 나온 지 7시간 만에 한 단계 톤을 낮춘 담화를 다시 내놓은 것이다.

김 부부장은 이날 오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불안정한 정전상태를 끝장내고 상대방에 대한 적대시를 철회한다는 의미에서 종전선언은 흥미 있고 좋은 발상”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다만 김 부부장은 “지금 때가 적절한지 모든 조건이 이런 논의를 해보는데 만족되는지를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 국가에 대한 이중적 기준과 편견, 적대시적인 정책과 언동이 지속되는 속에서 모든 것을 그대로 두고 종전 선언하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경계했다.

이어 “종전이 선언되자면 쌍방간 서로에 대한 존중이 보장되고 타방에 대한 편견적인 시각과 지독한 적대시정책, 불공평한 이중기준부터 먼저 철회돼야 한다”며 “이중적이고 비논리적인 편견과 악습, 적대적인 태도는 버려야 한다”고 조건을 내걸었다.

김 부부장은 “이러한 선결조건이 마련돼야 서로 마주앉아 의의있는 종전도 선언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남관계 조선반도의 전도문제에 대해서도 의논을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오전에는 북한 리태성 외무성 부상이 종전선언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담화를 낸 바 있다. 리 부상은 “우리를 둘러싼 정치적 환경이 달라지지 않고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종전을 열백번 선언한다고 해도 달라질 것은 하나도 없다”고 했다.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철회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임기 마지막 유엔총회에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됐음을 함께 선언하길 제안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한국전쟁 당사국들이 모여 종전선언을 이뤄낼 때 비핵화의 불가역적 진전과 함께 완전한 평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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