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공급 공공임대 5750호 ‘공실’, 소형 주택이 5642호로 대다수
文대통령 방문한 2채도 아직 빈집… 국토부, 내년 임대주택 공급계획
50㎡ 이상 주택 비중 9%에 불과… “공공임대, 시장과 엇박자” 지적
지난해 입주를 시작했으나 올해 6월 기준 비어 있는 공공임대주택 가운데 98%가 전용면적 50m²(약 15평) 미만 소형 주택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정부는 50m² 미만 소형 주택 위주로 공급을 대폭 늘렸지만 정작 수요자들의 선호는 없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이 방문해 홍보했던 경기 화성시 동탄의 40m²대 공공임대주택도 9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입주자를 찾지 못해 공실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지난해 공공임대주택 15만 채를 공급하며 목표치보다 9000채를 초과 달성했다고 홍보해 왔다.
28일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실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받은 지난해 신규 입주 공공임대주택 현황에 따르면 50m² 미만 소형 주택은 3만4869채가 공급됐다. 1만7615채가 공급된 50m² 이상 공공임대주택 수의 두 배에 가깝다. 하지만 올해 6월 기준 이들 50m² 미만 공공임대주택 가운데 5642채가 비어 있는 상태다. 미임대 공공임대주택(5750채) 가운데 대다수가 50m² 미만 소형 주택에 집중된 것.
그런데도 국토교통부는 내년에도 소형 평수 위주의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내년도 공공임대주택 공급 계획에는 50m² 이상 주택의 비중은 9%에 불과하다. 반면 6∼8평(20∼29m²) 주택은 2만3400채가 공급돼 총 공급(5만6400채)의 절반 가까이 된다.
입주 시기 범위를 전체로 넓히면 3만3152채에 달하는 공공임대주택이 공실인 것으로 파악된다. LH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공공임대주택의 공실로 인한 임대료 손실액은 264억9000만 원, 공가 관리비는 89억 원으로 총 353억9000만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공공임대주택의 공실 상태로 인한 LH의 손실이 350억 원이 넘는다는 얘기다.
이 의원은 “정부가 공급 물량 확대에만 급급해 원룸, 고시원 수준의 소형 주택 위주로 물량공세를 했고 결국 공실 3만 채, 350억 원이 넘는 손실을 자초했다”며 “정부는 9000채 초과 공급이라 자화자찬하지 말고 공급 물량 확대가 아니라 실제로 국민들이 살고 싶은 집을 공급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당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와 함께 방문한 소형 공공임대주택 2채도 비어 있다. 임대료가 저렴한데도 무주택자가 외면하는 공공임대주택의 현실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말 문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등은 LH가 지은 1600여 채 규모의 행복주택 단지를 방문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단지에서 가장 넓은 전용 44m² 아파트와 공공임대로는 첫 복층형인 전용 41m² 아파트를 각각 둘러봤다. 그러면서 “젊은 신혼부부 중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겠다” “신혼부부에 아이 1명이 표준이고, 어린아이 같은 경우에는 2명도 가능하겠다”고 호평했다.
하지만 이곳들은 문 대통령이 방문하기 전인 지난해 3월부터 비어 있었고 현재도 공실 상태다. LH는 문 대통령 방문 이후 지금까지 3차례에 걸쳐 공공임대 입주를 신청한 대기자들을 상대로 계약 의사를 물었지만 입주자를 구하지 못했다. 임대료는 전용 44m² 기준 보증금 7240만 원, 월세 27만 원 이내로 인근 시세보다 저렴하다. 김 의원은 “정부의 공공임대 정책이 수요와 공급이 불일치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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