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관광공사 사장 물러나기 전 배당수익 언급하며 요구, 돈 받아
정영학 제출 파일에 전달과정 담겨”… 檢, 뇌물수수 혐의 관련 자료 확보
김오수 “여야-지위 막론 엄정 처리”
검찰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측에 지난해 거액의 금품을 요구해 수수한 관련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유 전 직무대리는 지난해 12월 경기관광공사 사장직에서 물러나기 전 화천대유 관계자를 찾아가 고액의 배당 수익 등을 거론하면서 돈을 달라고 했다고 한다. 화천대유 측은 유 전 직무대리가 요구한 돈을 건넸으며, 전달 경위와 과정 등이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5호의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사진과 대화, 통화 파일 등에 들어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직무대리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재직 당시 대장동의 민관 합동 개발 계획을 설계하고, 2015년 3월 화천대유를 민간사업자로 선정한 책임자다. 이에 따라 검찰은 대장동 민간사업자 선정 업무를 맡았던 유 전 직무대리가 화천대유 측에서 금품을 수수한 것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사후 수뢰 등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유 전 직무대리는 금품 수수를 전후해 지난해 11월 부동산 및 비료 관련 업체인 유원오가닉을 세웠으며, 이 업체는 올 1월 유원홀딩스로 이름을 바꿨다. 유 전 직무대리의 부하 직원이었던 정민용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투자사업팀장(변호사) 부부가 각각 대표와 감사를 맡고 있다. 검찰은 유원홀딩스의 실소유주를 유 전 직무대리로 보고, 자금세탁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계좌 내역을 추적 중이다. 정민용 변호사는 최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유원이라는 회사명은 형(유 전 직무대리)을 지칭한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유 전 직무대리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30일 출석할 것을 요구했지만 유 전 직무대리는 조사 일정을 하루 늦춰 달라고 요구했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유 전 직무대리 밑에서 대장동 개발 업무를 담당하다가 갈등을 빚은 뒤 업무에서 배제된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2처장 이모 씨를 이날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또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이틀째 압수수색해 유 전 직무대리가 재직 당시 사용한 PC 등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유 전 직무대리는 기자들에게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개인적인 이익을 보거나 특혜를 본 게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수사와 관련해 “여야, 신분, 지위 여하를 막론하고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것”을 수사팀에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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