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일 국군의 날을 기념해 해병대 헬기를 타고 행사장을 찾았다. 공교롭게도 북한은 이날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시험 발사 사실을 공개했다.
이날 국군의 날 기념식 본행사는 해군 최신 대형수송함 마라도함 함상에서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에 탑승해 마라도함 함상에 안착했다. 마린온은 대통령 탑승을 기념해 ‘마린원’으로 명명됐다.
문 대통령은 2019년 기념식 때도 기존의 ‘공군 헬기 1호기’ 대신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을 이용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국산 헬기의 안정성과 방위산업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기회가 될 때마다 자체 개발 헬기를 이용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공군 항공기들이 대거 동원됐다. 스텔스 전투기 F-35A를 비롯해 F-15K 전투기, KF-16 전투기, 조기경보기 E-737 피스아이, 해상초계기 P-3C,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 등이 행사가 열린 경북 포항시 상공을 날았다.
공교롭게도 북한은 이날 신형 반항공미사일 시험 발사 사실을 공개했다. 반항공 미사일은 지대공 미사일을 의미한다. 지대공 미사일은 육상에서 발사돼 공중에 있는 항공기 등을 공격하는 무기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과학원은 9월30일 새로 개발한 반항공미사일의 종합적 전투 성능과 함께 발사대, 탐지기, 전투종합지휘차의 운용 실용성을 확증하는 데 목적을 두고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조중통은 “국방과학원은 쌍타조종기술과 2중임풀스비행발동기를 비롯한 중요 새 기술도입으로 미사일 조종 체계의 속응성과 유도정확도, 공중목표소멸거리를 대폭 늘인 신형 반항공미사일의 놀라운 전투적성능이 검증됐다”며 “이번 종합시험이 전망적인 각이한 반항공미사일 체계 연구 개발에서 대단히 실용적인 의의를 가지는 시험”이라고 평했다.
북한은 이 외에도 한국을 자극하는 행동을 거듭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11~12일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15일 철도기동미사일체계, 28일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등을 공개했다.
게다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나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연설이나 담화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을 제안한 다음날에 시험 발사를 실시하며 진의를 의심케 하고 있다.
아울러 북한은 이날 김정은 위원장이 약속한 10월 남북 연락통신선 복원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문재인 정부를 시험할 것으로 예상하긴 했지만 호흡이 너무 빠르다”며 “반항공 미사일이니 지대공이고 사거리가 멀지 않지만 한국 정부를 대하는 북한의 태도가 너무 경우가 없다”고 꼬집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최신예 전투기 한 대도 없고 군사정찰위성 등 첨단 정찰자산도 없는 북한이 핵무기를 제외한 분야에서의 대남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올해 1월 8차 노동당 대회에서 제시한 국방과학 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에 따라 앞으로도 계속 극초음속 미사일과 지대공 미사일, 장거리 순항미사일 등 각종 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북한이 한국을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은 이날 미국의 소리 방송(VOA)에 “북한이 미국보다는 한국을 통해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결과”라며 “실질적인 보상을 원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나이더 국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은 실질적인 보상이 아니다. 김정은은 어떤 형태로든 남북 간 경제협력 관계를 복구하길 원한다고 본다”며 “문재인 정부의 남은 임기 동안에도 북한이 여러 가능성을 탐색하기에 시간은 충분하다고 본다”고 짚었다.
에반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도 이 방송에 “북한이 적대정책을 철회하라고 말 할 때는 미한 군사동맹을 종료하고 주한미군, 한반도와 주변에 배치된 미군 자산을 철수하라는 뜻”이라며 “이것이 북한의 목표이며 이번에 한국의 남북대화에 대한 간절함을 기회로 삼으려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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