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4일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남북 대화의 물꼬를 틀 첫번째 단계로 꼽아온 통신선 복원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것인데, 내부적으론 향후 전개될 상황에 조심스러운 기대감을 내비치는 분위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통신선이 복원된 데 대해 별도의 입장은 내지 않을 것”이라며 “주무부처인 통일부 등의 입장 등을 참고해달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앞서 지난달 24일과 25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와 10월 초 남북 통신연락선 재복원 의사를 밝힌 29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도 특별한 입장을 내지 않았다.
청와대가 남북관계 개선의 ‘청신호’로 보이는 이날 통신선 복원에까지 ‘입장 없음’ 기조를 유지하는 것은 북한의 행동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신중하게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통신선 복원이 곧 남북관계 복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2019년 2월 하노외 회담 결렬 후 교착 국면에 있던 남북관계가 정상화되는 과정의 하나로 인식하고, 향후 남북 관계 논의 채널 확대 등 발전된 상황을 위해 단계적으로 접근하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내부에서는 조심스러운 기대감도 감지된다. 청와대가 통신선 복원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첫 단계로 보고 꾸준히 북측의 호응을 촉구해왔던 만큼, 이후 정상 간 핫라인 복원과 통신선 단절 전 통일부가 추진했던 남북 화상회의 시스템 구축에도 속도를 낼 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남북 통신연락선은 이날 오전 9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개시통화가 이뤄지며 복원됐다.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에 반발하며 지난 8월10일 통신선을 단절한지 55일 만이다.
통일부는 입장문을 내고 “정부는 남북통신연락선이 연결됨으로써 한반도 정세 안정과 남북관계 복원을 위한 토대가 마련되었다고 평가한다”며 “정부는 남북 간 통신연락선의 안정적 운영을 통해 조속히 대화를 재개해 남북합의 이행 등 남북관계 회복 문제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실질적 논의를 시작하고, 이를 진전시켜 나갈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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