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장동 의혹, 내 성과 홍보할 기회” 이낙연 “민주당에 큰 짐”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5일 20시 16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낙연(왼쪽부터), 추미애, 이재명, 박용진 후보가 5일 경기 부천시 OBS경인TV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방송토론회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10.5/뉴스1 (서울=뉴스1)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낙연(왼쪽부터), 추미애, 이재명, 박용진 후보가 5일 경기 부천시 OBS경인TV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방송토론회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10.5/뉴스1 (서울=뉴스1)
“그냥 허가해주면 그만인 것을 이렇게 노력하는 단체장이 어딨나. 대장동 의혹은 나의 성과와 실력을 홍보할 기회라 생각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잘된 것은 자기 공이고 못된 것은 남의 탓 하는 것을 여전히 반복하고 있다. 대선을 이길 수 있을지 걱정에 밤잠이 오질 않는다.”(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5일 열린 민주당 경선 마지막 TV 토론회 역시 최대 쟁점은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었다. 그 동안 대장동 의혹에 대해 말을 아끼던 이 전 대표는 결선행 마지막 티켓을 잡기 위해 “대장동 사건은 민주당에게 큰 짐이 되고 있다”며 강공 모드로 전환했다. 이에 맞서 이 지사는 “국민의힘의 극렬한 방해를 뚫고, 제도적 한계 위에서도 5000억 원이라도 환수한 성과”라고 맞서며 내내 정면충돌했다.

● ‘이재명 책임론’ 둘러싸고 ‘이-이’ 충돌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구속된 이후 열린 이날 토론회는 시작하자마자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간 치열한 공방으로 이어졌다. 이 전 대표는 “(대장동 사건 관련) 국민의 분노와 상실감이 커지고 있다”며 “상당 부분이 민주당을 향해 불안한 상황”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토론회에서 이 지사가 대장동 의혹에 대해 ‘호재’라고 언급한 것을 두고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겠다고 하면 몰라도 국민 앞에서 호재라고 말할 수 있냐”며 “제가 그 당시 성남시장이었다면 호재라고 안했을 것 같은데 감수성의 차이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후보가 5일 경기 부천시 OBS경인TV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방송토론회에 앞서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2021.10.5/뉴스1 (서울=뉴스1)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후보가 5일 경기 부천시 OBS경인TV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방송토론회에 앞서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2021.10.5/뉴스1 (서울=뉴스1)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이낙연 후보는 제 문제만 들여다보니까 그런 거 같다”며 맞받았다. 이 지사는 “부당이익을 취득한 핵심 얘기를 안하고 (민주당) 내부에다 문제를 제기하니 답답하다”며 “(대장동 의혹은) 국민의힘이 이렇게 토건 투기하고 국민을 상대적으로 가난하게 만들었다는 점이 알려진 계기”라고 날을 세웠다.

유 전 사장 직무대리의 구속 등 대장동 개발사업의 수사에 대한 책임 소재를 두고도 신경전이 이어졌다. 이 전 대표는 “2015년 메르스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은 ‘병원장을 야단치거나 보건소장에 떠넘기지 않고 100% 제가 다 책임진다’고 했는데 이번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 지사는 “(유 전 사장 직무대리의 구속과 관련해) 안타깝다고 말씀드렸다”며 “다만 아직 실상이 완벽히 드러난 게 아니기 때문에 그 과정을 지켜보자고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를 향해 “전남지사, 국회의원, 총리하실 때 휘하에 얼마나 많은 사고가 났는지 똑같이 생각해 달라”라고 맞받았다. 이에 이 전 대표는 “저는 그렇게 하진 않았다. 훨씬 더 깊게 사과했다”고 답했고, 이 지사는 “저는 경도 사과냐”고 웃어 넘겼다.

● 경선 마무리 임박하자 장외전투도 치열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낙연 후보가 5일 경기 부천시 OBS경인TV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방송토론회에 앞서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2021.10.5/뉴스1 (서울=뉴스1)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낙연 후보가 5일 경기 부천시 OBS경인TV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방송토론회에 앞서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2021.10.5/뉴스1 (서울=뉴스1)
이 전 대표가 이처럼 강공모드로 전환한 것은 이번 주말 마무리되는 당 경선에서 결선행 불씨를 살리기 위해서다. 이 전 대표는 3일 인천 경선 정견 발표 당시만 해도 “(수사 결과를) 속단할 수도 없고 속단해서도 안 된다”며 이 지사에 대한 직접 공격은 피해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토론회에 앞서 열린 공약 발표 자리에서도 “민주당 1위 후보의 측근이 구속됐는데 그런 인사와 행정을 했던 후보가 국정을 잘 운영할 수 있겠나”고 했다. “한전 직원이 뇌물을 받으면 대통령이 사퇴를 하느냐”는 이 지사의 발언에 대해서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과 성남시장의 관계가 한전 직원과 대통령 관계에 비유할 만한 것인지는 국민들이 판단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지사도 본선을 코앞에 두고 닥친 리스크 속 사활을 걸고 반박을 이어갔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재명의 유일한 방패는 청렴이었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국민의힘이 연일 가짜뉴스로 ‘이재명 죽이기’를 시도하지만 때릴수록 저는 더 단단해진다. 파면 팔수록 부패정치 세력의 민낯만 드러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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