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허가해주면 그만인 것을 이렇게 노력하는 단체장이 어딨나. 대장동 의혹은 나의 성과와 실력을 홍보할 기회라 생각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잘된 것은 자기 공이고 못된 것은 남의 탓 하는 것을 여전히 반복하고 있다. 대선을 이길 수 있을지 걱정에 밤잠이 오질 않는다.”(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5일 열린 민주당 경선 마지막 TV 토론회 역시 최대 쟁점은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었다. 그 동안 대장동 의혹에 대해 말을 아끼던 이 전 대표는 결선행 마지막 티켓을 잡기 위해 “대장동 사건은 민주당에게 큰 짐이 되고 있다”며 강공 모드로 전환했다. 이에 맞서 이 지사는 “국민의힘의 극렬한 방해를 뚫고, 제도적 한계 위에서도 5000억 원이라도 환수한 성과”라고 맞서며 내내 정면충돌했다.
● ‘이재명 책임론’ 둘러싸고 ‘이-이’ 충돌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구속된 이후 열린 이날 토론회는 시작하자마자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간 치열한 공방으로 이어졌다. 이 전 대표는 “(대장동 사건 관련) 국민의 분노와 상실감이 커지고 있다”며 “상당 부분이 민주당을 향해 불안한 상황”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토론회에서 이 지사가 대장동 의혹에 대해 ‘호재’라고 언급한 것을 두고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겠다고 하면 몰라도 국민 앞에서 호재라고 말할 수 있냐”며 “제가 그 당시 성남시장이었다면 호재라고 안했을 것 같은데 감수성의 차이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이낙연 후보는 제 문제만 들여다보니까 그런 거 같다”며 맞받았다. 이 지사는 “부당이익을 취득한 핵심 얘기를 안하고 (민주당) 내부에다 문제를 제기하니 답답하다”며 “(대장동 의혹은) 국민의힘이 이렇게 토건 투기하고 국민을 상대적으로 가난하게 만들었다는 점이 알려진 계기”라고 날을 세웠다.
유 전 사장 직무대리의 구속 등 대장동 개발사업의 수사에 대한 책임 소재를 두고도 신경전이 이어졌다. 이 전 대표는 “2015년 메르스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은 ‘병원장을 야단치거나 보건소장에 떠넘기지 않고 100% 제가 다 책임진다’고 했는데 이번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 지사는 “(유 전 사장 직무대리의 구속과 관련해) 안타깝다고 말씀드렸다”며 “다만 아직 실상이 완벽히 드러난 게 아니기 때문에 그 과정을 지켜보자고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를 향해 “전남지사, 국회의원, 총리하실 때 휘하에 얼마나 많은 사고가 났는지 똑같이 생각해 달라”라고 맞받았다. 이에 이 전 대표는 “저는 그렇게 하진 않았다. 훨씬 더 깊게 사과했다”고 답했고, 이 지사는 “저는 경도 사과냐”고 웃어 넘겼다.
● 경선 마무리 임박하자 장외전투도 치열
이 전 대표가 이처럼 강공모드로 전환한 것은 이번 주말 마무리되는 당 경선에서 결선행 불씨를 살리기 위해서다. 이 전 대표는 3일 인천 경선 정견 발표 당시만 해도 “(수사 결과를) 속단할 수도 없고 속단해서도 안 된다”며 이 지사에 대한 직접 공격은 피해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토론회에 앞서 열린 공약 발표 자리에서도 “민주당 1위 후보의 측근이 구속됐는데 그런 인사와 행정을 했던 후보가 국정을 잘 운영할 수 있겠나”고 했다. “한전 직원이 뇌물을 받으면 대통령이 사퇴를 하느냐”는 이 지사의 발언에 대해서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과 성남시장의 관계가 한전 직원과 대통령 관계에 비유할 만한 것인지는 국민들이 판단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지사도 본선을 코앞에 두고 닥친 리스크 속 사활을 걸고 반박을 이어갔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재명의 유일한 방패는 청렴이었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국민의힘이 연일 가짜뉴스로 ‘이재명 죽이기’를 시도하지만 때릴수록 저는 더 단단해진다. 파면 팔수록 부패정치 세력의 민낯만 드러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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