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진상 조사를 촉구하는 국민의힘과, 이에 대한 맞대응 카드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꺼내 든 더불어민주당 간 공방이 벌어졌다. 여야가 상대 당 유력 대선주자 관련 의혹을 집중 제기하면서 이날 국감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간 대리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 野 “화천대유 돈 댄 SK·하나은행 조사해야”
이날 국민의힘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금융당국의 조사를 촉구하는 데 화력을 집중했다. 대장동 개발 사업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등 민간사업자에게만 유리하도록 부당하게 설계됐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대장동 사업을 내가 설계했다”고 말한 이 지사 압박에 나선 것. 국민의힘 윤주경 의원은 “(투자자인) 하나은행과 SK증권은 절대 자유롭지 못하다고 본다”며 “금감원이 조사를 제대로 하고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윤 의원은 “천하동인이 SK증권 특정금전신탁을 통해 3억 원을 투자해 3463억 원을 가져갔다”며 차명투자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같은 당 윤두현 의원은 “화천대유 고문단 중에 하나은행 부은행장 출신인 이모 씨도 있다. 2017년 4월부터 화천대유 고문으로 재직했는데 그 해 5월까지는 하나은행 자문위원도 역임해 한 두 달 정도 근무 기간이 겹친다”며 화천대유와 하나은행 간 유착 관계 조사를 촉구했다. 다만 금융권에 따르면 이 씨는 당시 하나은행은 이미 퇴직한 상태로, 퇴직 임원 예우 차원에서 자문위원을 맡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은보 금감원장은 “진행되는 수사 경과를 봐 가면서 필요한 회계검사는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정 원장은 “화천대유는 1154배로 배당금을 받았는데 은행은 1.5배만 받은 것이 상식적이지 않다”는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의 지적에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 與 “김건희, 주가조작 전문 타짜 믿고 투자”
이에 맞서 민주당은 윤 전 총장 부인 김건희 씨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집중 거론하며 국면 전환을 시도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은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이 김 씨가 연루됐다고 주장하며 고발한 사건이다.
정무위 여당 간사이자 이재명 캠프 직능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 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주가 조작을 전문으로 하는 ‘타짜’가 김 씨에게 (도이치모터스에) 투자를 하게 만들었고, 어제 관련자가 구속됐다”며 “김 씨가 주가 조작에서 어떤 혐의가 성립되느냐”고 따져 물었다. 같은 당 김한정 의원도 “이 사건이 유죄가 되고 전모가 드러나면 ‘금감원은 뭐 하고 있었느냐’는 책임이 있지 않겠느냐”며 조사를 촉구했다.
이에 정 원장은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압수수색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금감원이 관련 검사나 입장을 밝히기가 어렵다”며 “경찰 수사 과정에서 금감원 특별사법경찰 등에 협조 요청이 온다면 적극 응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질의에 앞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김 씨를 국감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요구하며 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김병욱 의원은 “김 씨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한 증인으로 주장하고 있는데 저쪽(국민의힘)이 받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한 증인은 한 명도 채택되지 않았다”며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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