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의혹]
국회-市에 로비 벌이던 업자에게
지역의원의 고향지인 소개해줘
崔, 화천대유와 40억 성과급 계약
2010년경부터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의 민간사업자들과 유착한 의혹을 받고 있는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62)이 당시 민간사업자들의 국회의원 상대 금품 로비에도 관여한 것으로 10일 밝혀졌다. 법조계에선 최 씨가 민간사업자들의 시의회 로비 대상을 넘어 사업 초기부터 사실상 민간사업자들과 한 몸처럼 움직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 씨는 2010년 1∼2월 당시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과 함께 대장동 민간 개발을 추진 중이던 판교프로젝트금융투자 이모 대표(52)에게 성남시자전거연합회장 김모 씨를 소개해줬다. 김 씨는 분당 충청향우회 회장을 맡고 있어 성남 충청향우회 회장을 지낸 신영수 당시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의원과 신 의원의 동생 신모 씨와 친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이 대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철수하도록 하기 위해 국회와 성남시 등을 상대로 로비를 벌이고 있었다.
당시 이 대표에게 현금 2억 원이 든 쇼핑백을 전달받은 김 씨는 이 중 1억5000만 원을 신 의원의 사무실 인근 주차장에서 신 의원의 동생에게 건네줬다. 2015년 제3자 뇌물취득 혐의로 기소돼 1년 6개월 형이 확정된 김 씨의 사건을 심리한 1심 재판부는 “김 씨가 최 씨의 소개로 이 대표를 알게 된 뒤 대장동 사업에 조언을 해주는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김 씨에게 다음 날 돈을 다시 돌려준 신 의원의 동생도 2016년 제3자 뇌물취득 혐의로 집행유예형이 확정됐다.
2002년 한나라당 소속으로 당선돼 2014년까지 3선 시의원을 지낸 최 씨는 2012년 성남시의회 의장으로 당선된 뒤 무소속으로 당적을 바꿨고 2013년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을 통과시키는 역할을 했다. 2014년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성남시장 선거 출마 당시엔 선대위원장을 맡았고, 이듬해 성남시체육회 상임부회장에 임명됐다. 지난해부터 화천대유자산관리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최 씨는 화천대유 측과 약 40억 원의 성과급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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