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탓에 그의 핵심 측근들도 여의도 국회에선 낯선 인물들이다. 이 때문에 올 7월 ‘이재명 캠프’의 출범은 성남시·경기도 정무직들의 중앙 정계 데뷔와도 같았다는 평가다.
○ 성남·경기 측근들, 이제 여의도로
이재명 캠프에서 비서실 부실장을 맡은 정진상 전 경기도 정책실장은 성남시 정책비서관, 경기도 정책실장을 거친 이 지사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여권 관계자는 “정 부실장은 그동안 공개 석상에서 철저히 모습을 숨겼다”며 “이번 경선 과정에서도 이 지사의 일정, 메시지에 모두 관여하면서도 무대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고 했다. 이런 정 부실장을 두고 여권 내에서는 “2017년 문재인 후보에게 양정철이 있었다면 2021년 이재명 후보에게는 정진상이 있다”는 말도 나온다.
캠프 총괄부본부장에 이름을 올린 김용 전 경기도 대변인과, 성남시 대변인 출신으로 캠프 대변인을 맡은 김남준 전 경기도 언론비서관도 이 지사의 핵심 참모 중 한 명이다. 아직 경기도에 적을 두고 있는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김홍국 경기도 대변인 등도 이 지사가 지사직을 내려놓은 뒤 본격적인 대선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강위원 전 경기도농수산진흥원장과 윤종군 전 경기도 정무수석도 호남,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 친문(친문재인) 진영과 이 지사 간의 가교 역할을 했다.
○ 7인회에서 ‘매머드 캠프’로
2017년 이 지사의 첫 대선 도전 당시만 해도 이 지사를 돕는 민주당 현역 의원은 사법연수원 동기인 정성호 의원(4선)이 사실상 유일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경선 전부터 정 의원이 주축이 돼 ‘7인회’가 일찌감치 꾸려졌다. 정 의원을 비롯해 재선 그룹인 김병욱 김영진 임종성 의원과 초선 김남국 문진석 의원, 최근 의원직을 박탈당한 이규민 전 의원 등이다.
여기에 5선의 조정식 의원 등 ‘이해찬계’와 3선의 박홍근 의원을 중심으로 한 ‘박원순계’도 캠프에 합류하는 등 경선 막바지엔 현역 의원만 60여 명으로 불어났다. 한 여당 의원은 “당내 최대 계파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의 우원식 의원, 친문 진영의 민형배 의원 등이 합류하면서 여권의 모든 계파가 다 참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했다.
전문가 그룹에서는 8월 출범한 ‘세상을 바꾸는 정책 2022’의 주축인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와 주병기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가 핵심으로 꼽힌다. 여기에 임동원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외교안보 정책의 주축이다.
○ 두 번째 대선 도전
‘흙수저’ ‘비주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늘 따라다니던 수식어다. 이 지사는 1963년(호적상 1964년생) 경북 안동의 화전민 가정에서 5남 2녀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초등학교 졸업 직후 경기 성남으로 이주했고 생계를 위해 소년공이 됐다. 글러브 공장에서 일하다 프레스기에 왼팔이 끼이는 사고를 당해 장애 6급 판정을 받았다. 당시 입은 장애로 병역이 면제됐다. 이 지사는 장애와 가난한 삶을 비관해 2차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이후 학업에 전념해 1980년 4월 대입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중앙대 법대 82학번으로 입학한 그는 1986년 28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열린우리당(현 민주당)에 입당해 2006년 성남시장, 2008년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했지만 패했고 2010년 성남시장에 재도전해 당선됐다. 2017년엔 민주당 후보 경선에 도전해 문재인, 안희정 후보에 밀려 3위에 그쳤지만 ‘전국구’로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 과정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지사직 상실 및 피선거권 박탈 위기에 몰렸던 그는 지난해 7월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 덕에 정치적으로 기사회생해 대선 재도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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