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사업자 선정 정민용 변호사 “유동규, 남욱에게 돈 받아” 자술서
檢, 오늘 김만배 피의자신분 첫 조사… 경찰, 美체류 남욱 인터폴 공조 요청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수감 중)의 실소유 회사 유원홀딩스가 지난해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측에서 35억 원을 받은 사실이 검찰의 계좌 추적에서 드러났다. 검찰은 유 전 사장 직무대리가 화천대유 측으로부터 받기로 한 대장동 개발 이익의 25%(약 700억 원) 중 일부를 투자금 형식으로 받은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인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유 전 사장 직무대리는 지난해 하반기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에게 “(경기관광공사 사장) 퇴임 후 경기 지역 골프장에 비료 납품 사업을 하겠다”며 투자금을 요구했다. 유 전 사장 직무대리는 경기관광공사 사장직을 지난해 12월 퇴임했다. 남 변호사는 유 전 사장 직무대리의 요구에 따라 투자와 관련한 사업계약서를 받고 35억 원을 20억 원과 15억 원씩 두 차례에 나눠 유원홀딩스에 송금했다. 유원홀딩스는 35억 원을 비료 납품 등에 사용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유 전 사장 직무대리는 천화동인 4호 측으로부터 받은 35억 원과는 별도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에게 지난해 10월 700억 원 중 일부를 요구해 올 1월 5억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최근 구속 수감됐다.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유 전 사장 직무대리의 지시로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선정 업무를 맡았던 정민용 변호사는 9일 검찰에 A4용지 20쪽 분량의 자술서를 제출했다. 정 변호사는 자술서에서 “유 전 사장 직무대리가 비료 사업을 제안했고, 이후 남 변호사에게 사업 자금을 받았다”고 밝혔다. 정 변호사는 또 “유 전 사장 직무대리가 지난해 10월부터 이혼 자금을 빌려 달라고 부탁해 유 전 사장 직무대리의 전처에게 5억 원을 송금했으며, 재혼할 여성과 살 집을 얻어야 한다고 해서 그 여성에게도 6억8000만 원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변호사는 “유 전 사장 직무대리가 ‘천화동인 1호를 내가 차명소유하고 있다. 천화동인 1호 배당금(약 1208억 원)으로 빌린 돈을 갚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화천대유 측은 “천화동인 1호는 김 씨 소유로 그 배당금을 누구와 나눌 이유가 없다. 검찰과 경찰에서 자금 추적을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11일 김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처음 조사할 예정이다. 화천대유 측 자금 거래 내역을 수사 중인 경찰은 추석 직전 미국으로 출국한 남 변호사에 대한 인터폴 공조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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