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와 대선 주자들은 11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당 경선 최종득표율에서 ‘턱걸이 과반’을 기록한 것은 대장동 특혜 의혹 여파 때문이라며 총공세에 나섰다. 이 후보에게 화력을 집중해 여권 지지세가 결집되는 것을 막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경선 결과에 이의 제기를 하는 상황에서 여당 내부 분열을 유도하겠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재명 후보는 괴벨스식 세뇌선동을 중단하라’는 글을 올리고 “결과보다 투표 내용이 더 흥미롭다”고 썼다. 그는 “이 전 대표가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62.37%를 얻어 28.3%를 얻은 이 지사를 크게 앞질렀기 때문”이라며 “민주당 지지층도 대장동 게이트를 이재명 게이트로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증거와 정황, 수사 선상에 오른 인물들이 범죄의 몸통으로 이 후보를 지목하고 있는데 ‘국민의힘 게이트’로 덮어씌우고 있으니 민주당 지지자라 할지라도 쉽게 수긍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홍준표 의원은 “비리 후보로는 안 된다는 민주당 대의원들의 심판”이라면서도 “야당도 마찬가지다. 가족 비리, 본인 비리에 휩싸인 후보로는 본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이 후보와 윤 전 총장을 동시에 겨냥한 메시지를 내놓은 것.
유승민 전 의원은 “민주당이 버티면 여당 대선 후보가 투표 전에 구속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올 것”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도 이날 CBS 라디오에서 ‘(본선) 상대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있다고 보고, 그렇게 만들겠다”며 “지금은 요행스럽게 후보로 뽑혔는지 모르나 끝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날 광주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경선 결과에 대해 “이 후보가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는 등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고 하는 얘기만 하니 민심이 차갑게 돌아선 것”이라고 압박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도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후보의) 수락 연설을 보면서 구린내 나는 시궁창에 몸을 푹 담그고 과실을 향유하던 분이 생뚱맞게 악취 타령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만약 도적떼 두령이 동네 양아치의 잘잘못 타박하며 혼낸다면 어느 국민이 그 말을 믿겠느냐”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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